카드 수수료 인하 가시화…신한카드, 카드부문 수익 악화 '우려'
카드이용 금액 늘었는데 가맹점수수료수익은 줄어
자동차할부금융·마이데이터 사업 등으로 활로 개척
공개 2021-10-25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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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구 신한카드 본사. 사진/신한카드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카드사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한카드의 카드부문 수익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한 모양새다. 카드수수료율을 인하한 2019년 신한카드는 카드이용실적이 늘었음에도 가맹점수수료수익은 줄어든 바 있다. 신한카드는 카드부문 수익 감소 우려 속에서 자동차할부금융과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을 통해 활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달 초 카드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카드업계는 이번 개편안에서 카드사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개정을 통해 적정원가를 기반으로 3년마다 가맹점수수료율을 조정하도록 ‘신 가맹점수수료 체계’가 도입됐다. 가맹점수수료 적격비용 산출에는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거래승인·매입정산비용, 마케팅비용, 일반관리비 및 조정비용이 포함된다.
 
지난 2019년 카드수수료 재산정을 통해 일반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은 최대 2.5%, 연 매출 3억~5억원 중소 가맹점과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은 각각 1.3%, 0.8% 수수료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 결과, 2019년 신용카드 7사(△신한카드 △삼성카드(029780)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합산 영업이익은 1조98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 감소했다. 주요 이익률 지표 중 하나인 ROA(총자산순이익률)도 1.2%로 전년 대비 0.2%p 하락했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카드사는 신한카드다. 인하된 가맹점수수료율을 적용한 2019년 신한카드의 가맹점수수료수익은 8583억5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4.5% 감소했다. 이듬해에도 감소세는 계속돼 전년 대비 8.9% 줄어든 7814억4500만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가맹점수수료수익을 포함한 카드부문 수익도 감소했다. 2019년 신한카드의 카드부문 수익은 2조9480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소폭 줄었다. 이듬해에도 2조8432억원의 이익을 거둬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하지만, 카드이용실적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카드 결제가 늘었음에도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가맹점수수료수익은 줄어든 셈이다. 수수료율 인하 영향을 받았던 2019년에도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156조898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늘었다. 작년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158조87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카드수수료율 인하는 당기순이익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9년 신한카드 당기순이익은 4877억8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작년에는 당기순이익이 5792억91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5.7% 올라 2018년보다 높은 수준으로 회복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 할부나 리스, 렌탈시장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라며 “그 결과, 당기순이익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번 카드수수료율 재산정과 관련해 NICE신용평가는 수수료율 인하 시 2019년보다 카드사들이 받게 될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2019년에는 카드이용실적 증가로 인해 수수료율 인하 충격이 일부 상쇄되고, 코로나19 확산 후 시중 유동성 확대와 정부의 금융지원정책을 바탕으로 이자비용률과 대손비용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NICE신용평가는 이번 수수료율 하향 폭을 10~20bp(1bp=0.1%)로 가정했을 때, 내년 7개 신용카드사 합산 영업이익 감소 규모는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직접적인 ROA 하락 폭도 0.4~0.7%p 추정했다.
 
김서연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들어 여전채 수익률과 신규 발행 카드채 금리가 2019년 상반기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이자비용률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또, 금리 상승 추세와 다중채무 자산 비중 상승 추세를 고려했을 때, 대손비용률 증가 가능성도 상존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본업인 카드부문에서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신한카드는 카드영업 전략은 그대로 유지하되,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카드영업 기조를 유지하면서, 고객들이 혜택을 더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여기에 자동차금융 시장과 빅데이터 사업 등 혁신금융에 집중해 수익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작년 10월 신한은행의 ‘마이카’와 신한카드 ‘마이 오토’를 통합해 자동차 통합 플랫폼 ‘신한 마이카’를 출시하며, 자동차할부금융 사업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작년 말 자동차할부금융 수익은 12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8.7% 성장했다.
 
여기에 신한카드는 데이터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 7일 SK텔레콤,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함께 민간데이터댐 사업 브랜드 ‘그랜데이터’를 론칭했다. 카드와 통신 등 이종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관련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도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될 경우, 카드업계 활성화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에도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될 경우 카드업계의 판촉활동이 위축되고, 이것이 카드모집인 수 감소와 소비자 혜택 감소 등 전체 카드영업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라며 “카드사들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중심의 신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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