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품은 GS리테일, 덩치는 커졌지만…'속 빈 강정'되나
3분기부터 홈쇼핑 연결실적 반영…'벌크업' 기대
2분기 편의점 부문, CU에 성장성 밀려…홈쇼핑도 채널별 둔화
요기요 활용한 퀵커머스, 출혈 불가피
공개 2021-10-20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4일 19:3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GS리테일(007070)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아우르는 거대 사업자로 거듭났지만, 실속은 챙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은 장기간 이어지는 코로나19에 수익성이 뒷걸음질 치며 빨간불이 켜진 데다, 홈쇼핑은 채널별 성장이 정체를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신규 먹거리로 점찍은 퀵커머스 마저 경쟁 구도가 심하다는 점에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 7월1일 자로 GS홈쇼핑을 흡수합병했다. 합병 전 GS리테일 사업은 편의점(GS25), SSM(GS더프레시), H&B(랄라블라) 등으로 오프라인에 집중돼 있었지만, 합병과 함께 단숨에 온·오프라인 사업망을 거느리는 공룡으로 거듭났다. 현재 리테일부문과 홈쇼핑을 합한 거래액은 약 15조원 수준이다. GS리테일은 합병을 기점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해 2025년 거래액을 25조원까지 늘리며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대신증권 컨센서스에 따르면 3분기 GS리테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2조7421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부터 GS홈쇼핑 실적이 연결로 포함되면서 양적 성장을 이루게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한 꺼풀 걷어보면 단순 벌크업을 넘어서는 내실 성장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선 편의점 부문이다. GS25와 함께 편의점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CU운영사 BGF리테일(282330)의 경우 2분기(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32% 증가한 1조7005억원, 58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GS리테일 편의점 매출액은 1조8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663억원으로 5.6% 줄었다.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GS리테일이 다소 앞섰음에도 업계에서는 CU의 승리라는 인식이 컸다. 올해 상반기 CU는 곰표맥주 등 콜라보 열풍을 일으키며 수익성을 확대했다. 같은 기간 GS25는 남혐논란 여파 불매운동 등으로 타격을 입는 등 양사의 명암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매장 숫자도 재역전됐다. 지난 2019년 말 GS25는 17년 만에 40개 차이로 CU를 제치고 점포 수 1위 사업자로 올랐지만, 지난해 CU보다 순증점포 개수에서 230여개 밀리며 1년 만에 다시 왕좌를 내어 준 상황이다.
 
출처/GS샵
 
코로나19로 비대면 수혜를 누린 홈쇼핑도 성장동력에 비상이 걸렸다. 2분기 홈쇼핑 매출은 3183억원(연결)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 영업이익은 298억원으로 28.2% 하락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TV채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 온라인채널 부문은 2% 증가에 그쳤다. 특히 이커머스를 포함한 기타부문 매출은 도리어 2% 하락하는 등 온라인과 이커머스 부문에서 성장률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2분기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이 20~25% 수준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이름값에 못 미친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GS리테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홈쇼핑은) 2009년부터 GS샵이라는 채널 서비스명을 쓰면서 모바일 전환을 빠르게 시작했다"라며 "최근에는 ‘샤피라이브’라는 모바일전용 라이브커머스를 운영하는 등 모바일 커머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설상가상 홈쇼핑은 매출성장 정체 속 늘어나는 송출료로 수익성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TV홈쇼핑 7개와 T커머스 5개사가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1조8394억원으로, 이들은 각각 매출의 평균 49.6%를 수수료형태로 지불했다. 지난해에는 송출수수료가 2조2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하면서 12개사 매출의 53% 수준에 달했다. 수수료가 증가하면서 매출원가 부담이 더욱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출처/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마지막으로 신규 먹거리로 점찍은 ‘퀵커머스’ 부문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GS리테일은 지난 8월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 형태로 배달앱 요기요를 전개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를 8000억원에 인수했다. GS리테일은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요기요 지분 약 30% 수준을 확보했다. 앞서 GS리테일이 올해 초 2월 배달대행업체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 19%가량을 확보한 점에 미루어 볼 때, 이들의 미래 먹거리 방향은 생필품 등을 배달하는 ‘퀵커머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가령 요기요에서 생필품을 주문하고 근처 GS25에서 물건을 배송하는 형태다. 문제는 퀵커머스 시장은 이미 배달의민족(B마트), 쿠팡(쿠팡이츠마트) 등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배송비 할인이나 이벤트를 확대하는 등 출혈을 쏟아내다 보니 경쟁 구조가 치열하다는 점이다.
 
GS리테일은 B마트나 쿠팡마트가 대규모 물류창고를 중심으로 퀵커머스를 전개하는 것과는 다르게 물류 투자 없이도 전국 1만5000여개 오프라인 편의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앱 점유율이 하락세에 있다는 점은 우려 요소다. 배달업계에 따르면 한때 배달앱 점유율이 30%에 달했던 요기요는 최근 20% 초반까지 내려와 배달의민족(60%)과 2배 이상 벌어졌고, 3위 쿠팡이츠에도 위협받고 있다는 평이다. 아울러 이미 B마트나 쿠팡이츠마트가 수도권 거점 물류창고를 뿌리내린 만큼, 편의점을 활용한 근거리 배송이 시간적 측면에서 차별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퀵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GS리테일은 막대한 소매 물류 거점을 갖고 있지만, 가맹점 위주의 사업이다 보니 (퀵커머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점주들을 하나하나 설득하고 적응시키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것”이라면서 “퀵커머스 사업 자체에서 (GS리테일이) 다소 후발주자인 만큼 성장성은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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