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입은 스마트워치…삼성 '톰브라운’ VS 애플 ‘에르메스'
갤럭시워치4 톰브라운 에디션만 단독 판매해 수요층 공략
삼성전자, 지속적인 명품 협업 나서며 출하량 증가 추세
공개 2021-10-05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1일 10:1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최근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005930)가 명품 브랜드와 협업해 만든 제품을 잇따라 공개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시계 분야는 로렉스 등 초고가 명품 브랜드가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전자업체들 역시 스마트워치를 단순히 전자제품에 그치지 않고 고가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해 패션 브랜드로서의 가치도 노리고 있다. 이를 통해 전자업체들은 스마트워치의 시장 확대와 함께 매출 향상도 기대하고 있다.
 
30일 삼성전자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갤럭시워치4 클래식 톰브라운 에디션’ 한정판매에 나섰다. 이번 판매는 한정판인 만큼 지난 ‘갤럭시Z폴드·플립3 톰브라운 에디션’과 마찬가지로 추첨식으로 판매되며 전날 응모를 거쳐 이날 당첨자에게 구매 기회를 제공한다.
  
갤럭시 워치4 클래식 톰브라운 에디션. 사진/삼성전자
 
갤럭시워치4 클래식 톰브라운 에디션의 판매가는 95만원으로, 갤럭시워치4 클래식 42mm 블루투스 모델이 36만9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두배 이상 비싸지만, 고객들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전날 9시 응모에서는 동시 접속자가 몰려 300여명의 대기열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갤럭시워치만 단독 에디션으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톰브라운 스타일을 담은 스트랩 3개가 제공된다. 기존 갤럭시워치4 클래식 모델 역시 원형 베젤(테두리)이 적용돼 일반 모델보다 사이즈가 조금 더 크며, 로듐 도금으로 마감해 차별점을 뒀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연계한 세트 상품이 아닌 갤럭시워치만 단독 판매에 나선 것은 폴더블폰 구매에는 관심이 없지만, 스마트워치만 구매하려는 소비층이 존재하는 만큼 이를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갤럭시워치4 톰브라운 에디션 응모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작인 갤럭시Z폴드·플립3 톰브라운 에디션은 응모 신청을 받은 지 9시간 만에 46만명의 응모자가 몰려 인기를 끈 바 있다.
 
에디션 제품이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명품과 협업한 제품으로 한정판이라는 희소성에 의해 시장에서 더 높은 가격에 팔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작인 갤럭시워치3 톰브라운 에디션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일부 중고마켓에서는 웃돈을 얹은 가격에도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4 클래식 톰브라운 에디션의 판매 수량도 공개하지 않아 희소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명품의 가치는 희소성에서 기인한다고 할 정도로 아무나 보유할 수 없다는 장점으로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대량 판매하지 않는 만큼 실익은 적지만, 명품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은 가격 저항선도 낮아 고가라는 이미지 형성과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향후 일반 갤럭시워치의 매출 증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애플워치4 에르메스 에디션. 사진/애플
 
이런 상황에서 애플은 지난 14일 아이폰13을 선보이면서 애플워치7도 공개했는데, 이번 애플워치7은 전작보다 화면 영역을 약 20% 키우고 전면 크리스털 두께를 전작 대비 50% 키워 내구성을 강화했으며, 워치OS8을 적용해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역시 애플워치7에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와 협업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은 지난 2015년 4월부터 에르메스와 협업해왔는데, 전작인 애플워치6 에르메스 에디션은 1229~1499달러(약 146만~178만원)에 출시됐다.
 
애플워치7 에르메스 에디션은 고유의 앵커 체인 디자인인 ‘서킷 에이치(Circuit H)’와 1930년대 반려견 목줄 디자인을 본뜬 ‘구르멧(Gourmette) 더블 투어’ 밴드 2가지 디자인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계 명품 브랜드인 롤렉스는 가격을 꾸준히 올렸음에도 품귀현상이 지속되면서 없어서 못 판다는 얘기가 나온다”라며 “이 중 한정판 제품은 리셀러 등이 좋아하는 품목으로 전자업체들이 이런 부분을 잘 공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지난 2014년 2분기 100만대에 불과했던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은 애플이 에르메스 에디션을 출시한 이후인 2015년 2분기 530만대로 5배가량 증가했다. 단순히 명품과 협업했다고 해서 시장이 성장한 것은 아니지만,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는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연간 47% 급증한 1800만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애플은 스마트워치 시장점유율 52.5%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는 11%로 2위를 기록했다. 이외에 가민, 화웨이 등 기타 브랜드들이 36.5%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워치 점유율. 사진/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이 기간 애플은 950만대의 출하량으로 전년 대비 성장률은 46%에 그쳤지만, 삼성전자는 200만대를 출하해 전년 대비 54% 성장률을 올렸다. 삼성전자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데는 올해 2분기에 톰브라운과 협업한 갤럭시Z폴드2 톰브라운 에디션을 통해 갤럭시워치를 함께 판매한 점이 주요한 것으로 관측된다.
 
2015년 당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75%에 달하기도 했지만, 이후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업체들의 진입으로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스마트워치는 매출 성장세가 뚜렷한 분야로 올해 2분기 애플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814억 달러(약 94조원)로 이 가운데 스마트워치를 포함한 웨어러블·홈·액세서리 부분은 전체 매출의 10%를 넘는 88억 달러를 올렸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명품 브랜드와 협업을 지속하는 이유는 스마트워치가 단순한 전자기기를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도 사용되면서 판매가 점차 늘고 매출에도 기여하는 바가 커지고 있어서다. 애플이 에르메스와 협업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섰던 만큼 삼성전자 역시 톰브라운과의 협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톰브라운 에디션은 전작의 성공적인 판매 인기로 고객의 니즈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이외에도 다양한 패션 브랜드들과 액세서리 분야에서도 협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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