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올해 들어 빠르게 이루어지던
현대비앤지스틸(004560)의 실적 개선에 제동이 걸렸다. 창원공장의 생산이 중단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매출에 대한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23일 공시를 통해 창원공장이 18일부터 생산을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생산 중단 사유에 대해 “노사입장 차이로 인한 파업”이라며 “생산재개 예정 일자는 확정 시 공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13일 현대비앤지스틸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확대간부 총파업과 항의집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현대비앤지스틸지회 홈페이지
현대비앤지스틸 노사는 지난 6일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임금·성과급·복리후생 등에서 합의를 하지 못했다. 이후 노조가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교섭은 중단됐다.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확대 간부 총파업에 돌입했고 18일부터는 무기한 파업을 시작했다. 노조 측은 현재 기본급 인상과 야간근무수당 개정, 고용 안정 등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현대자동차계열의 스테인리스(STS) 냉연강판 제조기업으로, 창원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다. 지난 2000년
현대제철(004020)에 인수돼 2001년
현대차(005380)그룹에 편입됐다. 현재 최대주주는 보통주 기준 지분 41.12%를 보유한 현대제철이다.
철강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으로 현대비앤지스틸의 실적 회복세가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스테인리스 냉간압연 등 주요 제품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매출에 대한 영향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생산 중단 분야의 매출액이 약 5238억4900만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77%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지난해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매출액은 전년도에 비해 7.24%, 영업이익은 8.49% 감소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1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보다 약 410% 성장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더니, 2분기 역시 작년 동기보다 매출은 33.6%·영업이익은 442% 오르며 선전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이미 작년 총영업이익을 40% 초과했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지해온 500억원대 영업이익으로의 복귀를 목전에 두고 이번 생산 중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와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투심을 반영한 듯, 주가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5% 이상 하락했다.
이번 매출 중단이 현대비앤지스틸의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비앤지스틸은 냉연강판 시장에서 국내 2위의 점유율을 갖고 있고, 모기업 현대제철까지 더하면 시장 점유율이 약 35%에 달해 사업 기반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비앤지스틸은 사업 기반이 탄탄하고 제품도 다양해 향후 전망이 밝다”면서도 “다만 전기차 배터리 생산 확대 등으로 원재료인 니켈과 스테인리스 열연강판 등의 가격이 오르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연 영업익 500억원대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