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옐로카드 받은 KB저축은행, 수익성 ‘비상’
비빌 언덕 사라진 KB저축은행…기업대출 선회도 쉽지 않아
올 상반기 순익 46억원·ROA 0.4%…수익성 둔화 추세도
공개 2021-09-17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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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가계신용대출 축소를 압박하면서 KB저축은행의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진/KB저축은행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KB저축은행의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업계에 가계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이내로 줄일 것을 권고한 데 이어 KB저축은행만 콕 집어 가계신용대출 건전성·수익성 관리에 대해 옐로카드를 던진 탓이다. KB저축은행은 가계부채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가계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확대해왔으며 이를 기반으로 이익을 창출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KB저축은행에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지난해 7월 출시한 가계신용대출 상품이 한도 상향, 금리 할인 등을 통해 대출 취급 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며 상품위원회 결정 없이 소관 본부장에게 전결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출 한도나 금리정책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지나치게 공격적, 경쟁적인 한도 상향, 금리 할인 정책을 지속한다면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향후 한도 또는 금리정책 적용·변경 시 리스크, 유효성을 사전에 점검한 후 해당 적용 변경안을 상품위원회에 부의하라고 보탰다.
 
문제는 KB저축은행이 가계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는 KB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모바일플랫폼 키위뱅크 출시 등으로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대출금이 약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도 연 환산 대출금 증가율이 50%를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KB저축은행의 대출처별 구성을 살펴보면 가계대출은 1조566억원으로 전년 말 7643억원 대비 38.2% 불어났으며 동기간 기업대출은 9376억원, 7898억원으로 18.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 상반기 총대출액(2조323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가계대출은 52%, 기업대출은 46.1%로 산출됐다.
 
대출유형별 증가율도 ▲신용대출(63.1%) ▲담보대출(20.8%) ▲보증대출(4.9%) 순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신용대출 잔액은 6669억원으로 지난해 말 4088억원과 비교해 2581억원 늘어났으며 담보대출은 1조4억원, 8282억원으로 1722억원, 보증대출은 2046억원, 1950억원으로 96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경영유의 통보하면서 KB저축은행은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동안 가계신용대출 확대를 기반으로 이자이익을 늘려와서다. 올 상반기 47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336억원 대비 42%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반면 비이자부문은 각각 –219억원, -94억원으로 적자 폭이 133% 커졌다.
 
실적이 꺾인 가운데 비빌 언덕은 신용대출이라는 의견도 나왔던 터였다. 올 상반기 KB저축은행의 순이익은 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8억원과 견줘볼 때 32.5%쪼그라들었다. 총자산순이익률(ROA) 역시 각각 0.4%, 1%로 0.6%p 떨어졌다. 한신평은 상대적으로 금리수준이 높은 신용대출 확대 기조가 장기적으로 이익창출력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저축은행은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로 영업력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대출은 여타 저축은행이 꽉 잡고 있어서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KB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점유율은 1.9%로 미미했다.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페퍼·한국투자·웰컴저축은행)이 29.4%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인 하나저축은행이 2.5%, NH저축은행이 2.2%로 KB저축은행을 앞질렀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금감원에 가계대출 총량 조절 계획을 전달한 상태”라며 “대신 기업대출을 강화해 성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자산건전성은 우수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전체적인 성장성이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올 상반기 순익이 감소한 이유는 신용대출 관련 충당금과 국채 만기 상환에 따른 회계상 비용 처리 때문”이라며 “가계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충당금을 대거 쌓았는데 충당금 전입액 기준으로 개인신용대출이 70%, 기업신용대출이 30%를 담당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국채의 경우 10년 전 한국은행이 발행한 200억원 규모의 물가채를 매입했고 목표했던 물가상승률에 도달하면서 40억원 정도의 이익이 발생했지만, 회계기준에 부합하게 처리하다 보니 35억원이 손실로 인식됐다”라고 했다.
 
한편, 올 상반기 KB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3%로 저축은행 업계 평균 4%를 2.7%p 하회했다. 해당 비율은 숫자가 낮을수록 자산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판단되며 금융사들은 대출채권 연체기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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