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부터 플라스틱까지···LG화학, 친환경 소재 확보 박차
단석산업과 바이오 연료 개발·생산 협력···HVO, 항공유 등에도 활용
충남 대산 공장에 2조6000억원 투자해 ESG 기반 사업 허브로 육성
공개 2021-09-07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3일 16:1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세계적인 ESG 기조에 따라 LG화학이 친환경 석유화학 제품 생산·개발을 위한 소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재활용 소재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친환경 기업으로의 완벽한 체질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LG화학(051910)은 2일, 바이오디젤 전문 기업 ‘단석산업’과 ‘HVO(Hydro-treated Vegetable Oil, 수소화식물성오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요조건합의서(HOA)’를 체결했다. HVO는 폐식용유·팜 부산물 등의 식물성 원료를 수첨반응(Hydro-treatment, 수소 첨가)시켜 생산하는 차세대 바이오 오일이다. 저온에서도 얼지 않아 차량용뿐만 아니라 항공유와 석유화학 원료로도 사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차량용 바이오디젤이 1세대라면, HVO는 기술적으로 더 나아간 2세대 바이오 연료라고 할 수 있다.
 
단석산업 한승욱 회장(왼)과 LG화학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이 2일 경기도 시흥시 단석산업 본사에서 주요조건합의서(HOA)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양사는 내년 1분기 본 계약을 체결하고, 2024년 생산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 HVO 공장이 건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친환경 항공유·디젤 사용 의무화 등에 따라 HVO의 세계 시장 수요는 지난해 600만t 수준에서 2025년 3,000만t 규모로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석산업은 폐식용유 등 국내 안정적인 원료 수급 체계를 바탕으로 1세대 바이오디젤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다양한 친환경 국제 인증을 보유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바이오디젤을 미국과 유럽에 동시 수출할 수 있는 기업이다.
 
LG화학 측은 “이번 협력은 친환경 원료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LG화학과 차세대 바이오 연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단석산업의 이해관계가 일치해 이루어졌다”라며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HVO 내재화를 통해 바이오 SAP(고흡수성수지)·ABS(고부가합성수지)·PVC(폴리염화비닐) 등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 공급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지속 전환해 관련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오른쪽)과 양승조 충남도지사(가운데), 맹정호 서산시장이(왼쪽) 19일 충남도청에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친환경 원료·소재 확보를 위한 LG화학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LG화학은 지난달 19일, 2028년까지 총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대산공장에 생분해성 PBAT·태양광 필름용 POE 등 총 10개의 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단석산업과의 협력으로 세우는 HVO 생산공장도 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PBAT(Poly 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는 농업용·일회용 필름 등에 사용되며, 자연에서 산소·열·빛·효소 반응으로 빠르게 분해되는 제품을 말하며, POE(Poly Olefin Elastomer)는 LG화학 고유의 메탈로센 촉매를 사용해 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진 고부가 합성수지를 말한다. POE의 경우 태양광 필름·자동차용 범퍼 소재·신발의 충격 흡수층·전선 케이블 피복재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된다.
 
업계에서는 PBAT와 POE가 ESG 기조에 따른 썩는 플라스틱 수요 증가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으로 2025년까지 연평균 30% 수준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연내 착공되는 LG화학의 PBAT 공장은 연간 생산량 5만t, POE 공장은 10만t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며, 두 공장 모두 2024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이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는 연간 약 47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LG화학은 올해 PBAT 및 POE 공장 착공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대산사업장을 △바이오 기반 원료 생산 △친환경 소재 △폐플라스틱 재활용 △온실가스 저감 등 ESG 기반 사업의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고부가 지속 가능 사업과 친환경 소재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LG화학과 베올리아코리아 경영진들이 30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욤 클릭송 베올리아코리아 최고운영책임자(COO), 마르셀 가보렐 베올리아코리아 대표(CEO),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 심규석 LG화학 ABS사업부장) 사진/LG화학
 
지난달 30일에는 국내 최대 규모 재활용 MMA(Methyl Methacrylate, 메타크릴산 메틸) 생산 기업인 베올리아 알앤이(Veolia R&E)와 ‘재활용 MMA 공급 안정화 및 품질 고도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MOU)’도 체결했다.
 
투명 ABS의 핵심 원재료인 MMA는 무색의 투명한 액상 화합물로 자동차·가전·IT기기·인조대리석 등 건축자재 원료로 산업 전반에 활용된다. ABS는 LG화학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고기능성 플라스틱으로, 내열성과 내충격성·가공성 등이 뛰어나고 다양한 색상 구현이 가능해 완구·자동차·가전·정보통신(IT) 기기 등 다양한 제품의 소재로 사용된다. 업계에 따르면 투명 ABS의 세계 시장 수요는 올해 27만t 수준에서 2026년에는 약 36만t 규모로 연평균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이 이번에 협력하는 베올리아 알앤이는 세계 최대 환경 서비스 업체(수처리, 폐기물, 에너지)인 프랑스 베올리아(Veolia) 그룹의 자회사로, 2010년 폐인조 대리석을 열분해해 MMA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국내 자원 회수 전문기업이다. 인조대리석 표면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분말이나 폐자재를 원료로 열분해를 통해 휘발성 물질인 MMA를 분리, 정제한 후 회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LG화학은 화학적 재활용된 MMA를 기반으로 저탄소 투명 ABS의 상업화 기회를 확보하는 한편, 베올리아 알앤이와 재활용 MMA 품질 향상을 위한 공정 고도화·연구개발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LG화학 측은 “이번 업무협약은 기계적 재활용뿐만 아니라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지속 가능한 저탄소 제품을 생산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라며 “재활용 MMA로 생산한 투명 ABS에 LG화학의 친환경 프리미엄 통합 브랜드인 ‘LETZero’를 적용해 글로벌 가전 및 IT 기업 등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ESG 기조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선도하고, 실적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소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며 “지금의 속도로 투자가 이어진다면 친환경 석유화학 기업으로의 완벽한 체질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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