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지난해 대규모 자금조달로 재무구조를 개선한
신성이엔지(011930)의 차입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전히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는 재생에너지로 인해 현금창출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사옥과 관련된 잔금도 남아있는 점은 차입금 증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성이엔지의 올해 3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09.9%로 작년 12월 말보다 11.3%p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자본 확충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신성이엔지는 지난해 8월과 10월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확보를 이유로 3차례 총 2500만주의 자기주식을 약 480억3000만원에 처분했으며 지난해 2,3,4분기에 신주인수권이 행사되면서 251억원의 자본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2019년 241%이던 부채비율은 2020년 121.2%까지 떨어졌으며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 역시 25%로 16.3%p 내려갔다.
다만 태양광 산업의 불확실성에 따른 높은 수준의 영업실적 가변성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자본 확보를 위해 재무부담을 개선했음에도 여전히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신성이엔지의 총차입금/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2019년 8.5배, 2020년 3.1배로 줄어들었으나 올해 1분기는 27.9배로 늘어났다. 총차입금/EBITDA는 현금창출 규모에 비해 차입규모가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를 파악하는 지표로 배율이 클수록 재무안정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무안정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차입부담을 넘어서는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필요하지만 신성이엔지의 영업실적은 변동성이 존재한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팹(Fab)의 클린룸을 조성하는 장비를 제조·판매·설치공사를 주력으로 하는 ‘클린환경’ 부문과 태양광 모듈을 판매하는 ‘재생에너지’ 부문으로 사업구조가 나눠졌다.
이 중 클린환경 사업부는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내고 있다. 주력 수요 기반인 반도체 산업의 설비투자 여부에 따라 매출 규모의 변화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수주확대로 영업이익률은 2018년 6.1%, 2019년 4.3%, 2020년 7.4%로 비교적 양호한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의 경우 반도체 산업의 투자지연으로 인해 고정비 부담이 확대되면서 영업이익률이 2.7%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수주규모와 거래처와의 장기적인 관계 등을 고려하면 현 수준의 영업이익 창출 기조는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재생에너지 사업이다. 태양광 산업의 경쟁심화와 수급불균형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7년 -343억원, 2018년 -233억원, 2019년 -58억원(태양전지 부문 중단 분류 후 재무지표), 2020년 -84억원, 올해 1분기 -30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특히 클린환경 사업부의 전방산업 투자 증감에 대한 실적 가변성과 재생에너지 부문의 부진한 실적이 맞물릴 경우 전체 영업실적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올해 1분기 클린환경 부문의 영업이익이 재생에너지의 적자 규모에 미치지 못하는 16억원(전년 동기 대비 64.4% 감소)에 그치자 신성이엔지의 올해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에 당기순이익 역시 -24억원을 기록했으며 수익성 악화의 영향을 받으며 잉여현금흐름(FCF)은 -268억원을 나타냈다. 통상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진다. 실제 지난해 말 25%까지 내려갔던 차입금의존도는 올 3월 말 28.4%로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는 신성이엔지의 현금창출력에 변동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2022년 과천 사옥 토지와 건물 취득을 위한 잔금 788억원 지급이 예정돼 있어 재무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신성이엔지는 차입금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재무구조 관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실적 우려가 존재하는 재생에너지 관련해서는 국책사업인 새만금 등에서 하반기부터 발주가 시작되면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우 해외와 국내 모두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실적이 개선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를 통해 차입금 관리를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