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현 기자] “타사 대비 우리가 갖고 있는 강점을 꼽자면 ‘플렉시블(flexible)’이다”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 대표는 이렇게 말하며 고객 친화적 기업으로 도약해나가겠다고 22일 역설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 소재 사업 자회사 SKIET는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업공개(IPO) 기자 간담회를 열고 내달 상장 후 사업 계획을 밝혔다.
노재석 대표는 간담회에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에서 회사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 시장 선두 지위를 견고히 할 것”이라며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사업 경쟁력을 높여 전기차 산업 생태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 노재석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이하 SK아이이테크놀로지 제공
SKIET는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을 선도하며 높은 수익성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4693억원, 1252억원으로 2019년보다 78.4%, 55.4% 증가했다. 순이익은 약 882억원으로 40% 가까운 성장세를 시현했다.
일본 아사히 카세이, 중국 셈콥 등 경쟁 회사 대비 SKIET만이 보유한 장점으론 ‘축차연신’ 제조방식이 꼽힌다. 노 대표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거나 안전성에 힘이 실리면 분리막 특성 관련 고객들의 요구는 더 다양해질 것”이라며 “SKIET는 축차연신 제조법으로 고객 요구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 경쟁사의 경우 원단이 고정된 폭으로만 확장 가능한 데 반해, SKIET는 3~9배 확장성을 토대로 고객 요구에 발 빠른 대처가 가능하단 설명이다. 고객 중심의 연구·개발(R&D)도 강조했다. 노 대표는 “고객들이 요구하는 제품마다 디자인 개념이 상이하다”라며 “요구하는 특성에 맞춰 R&D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업 전망은 밝다. 전기차용 분리막 시장에서 고속성장이 가시적이다. 지난해 전기차용 습식 분리막 판매량은 2018년 대비 490% 성장했다.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 간 거래를 확대하고 있으며, IT용 분리막 산업에서도 높은 신뢰를 토대로 스마트폰, 태블릿 등 수익성 높은 분야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티어1 시장이 전체 전기차용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7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이사.
핵심 전기차 시장인 유럽엔 최근 3·4 공장을 짓기로 했다. 선제적인 공장 증설로 대규모 해외 생산거점을 구축해 시장 지배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SKIET가 현재 확보한 생산능력은 10.4억㎡에 이른다. 연간 전기차 100만대에 쓸 수 있는 분리막 생산 규모다. 2024년 생산능력은 27.3억㎡로 늘어난다.
성장 동력 확보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회사는 전고체 배터리에서 사용될 소재 개발을 준비 중이다. 노 대표는 “2년 이상 전고체에 대해 고민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 대량 생산은 빨라야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상용화 후에도 리튬이온배터리와 상당 기간 공존할 것”이라고 봤다.
회사는 내달 11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JP모건, 공동 주관은 한국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담당한다. 23일까지 이틀간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 공모가 확정 후 28~29일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한다.
총 공모주식수는 2139만주, 희망 공모가 범위는 7만8000~10만5000원이다. 공모금액은 2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노 대표는 “투자비로 매년 7000억~8000억원씩 쓰인다”라며 “IPO로 조달한 자금은 2023년까지 투자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