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민희 기자]
휴맥스(115160)가 주력사업인 셋탑박스 수요 부진으로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기적으로 셋탑박스의 경쟁력 약화와 외형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신규 사업 가시화에도 시간이 소요된다는 평가다.
22일 한국기업평가는 휴맥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부여하면서 주력사업인 셋탑박스 부문의 사업경쟁력과 성장성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휴맥스의 전신인 휴맥스홀딩스는 1989년 1월 설립되었으며, 1997년 위성용 셋탑박스를 출하하며 본격적인 셋탑박스(STB) 제조사업을 시작했다. 유료방송시장의 가입자 감소로 셋탑박스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최근 위너콤·디지파츠·플랫·하이파킹 등 전장부품과 카셰어링, 주차관리 업체 등을 인수해 사업부를 다변화하고 있다. 휴맥스홀딩스는 휴맥스 지분 28.8%를 확보한 최대주주다.
출처/한국신용평가
하지만 주력인 셋탑박스 부문은 빠른 기술변화와 높은 경쟁강도로 산업 전반의 위험이 높다. 유료방송업계의 가입자 감소 본격화, OTT선호 확대 등으로 셋탑박스 수요부진이 지속되며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휴맥스의 매출 구조는 ‘본사 재고→해외법인으로 수출→현지재고→판매→셋탑박스 설치 후 입금’의 과정을 거치는데, 운전자본부담이 높은 이유로는 글로벌 방송사업자 대비 교섭력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매출채권 회수의 장기화와 재고부담 등의 분기별 변동 위험은 여전히 내재되어 있고, 향후에도 반복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휴맥스는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벤처캐피탈과 유사한 방식의 투자정책도 지속되고 있지만 피투자 회사들은 단기간 내 실적 시현이 어렵고, 투자회수불확실성이 높아 휴맥스의 재무안정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분투자 영향으로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휴맥스의 순차입금은 2637억원으로 확대됐고, 차입금의존도는 34.1%, 부채비율은 211.0%, 순차입금/EBITDA 13.5배 등 재무안정성 지표가 저하된 상황이다.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보강이 이뤄질 계획이나 최근 투자의 방향성이 벤처·스타트업 형태에 집중되고 있어, 투자의 회수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출처/한국신용평가
휴맥스는 하이파킹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지분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2020년 9월 말 기준 해외법인을 제외한 단순 투자총액은 2416억원이다. 신성장동력인 모빌리티, 전장사업 외에도 배송서비스, 동영상 관련 기술개발업, 통신서비스 등 스타트업 위주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어, 벤처캐피탈과 유사한 구조의 투자정책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2020년 9월 말 기준 관계기업과 공동기업 중 알티캐스트를 제외하면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휴맥스가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휴맥스모빌리티는 3분기까지 누적순손실이 246억원에 달하는 등, 향후에도 관련손실을 인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투자 부담이 지속되며 재무안정성 개선여력은 제한적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의 지분투자를 통해 차입 부담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중 휴맥스모빌리티 추가 유상증자대금 납입에 272억원이 소요되었고, 최근의 투자정책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지분투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21년 중 453억원의 유상증자로 자본 보강이 이루어질 계획이나 벤처·스타트업 형태에 투자의 방향이 집중돼 회수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
한국기업평가 김승범 선임연구원은 “휴맥스모빌리티 등 주요 관계기업의 손실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휴맥스의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김민희 기자 km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