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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재무건전성 악화일로…쟁점은 'IPO'
매출 반토막·영업손실 4632억원…영업이익률 -16%
대규모 투자 단행으로 차입금의존도 47%
재무건전성 끌어올릴 'IPO', 추진은 지지부진
공개 2021-01-21 10:30:00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0일 17:3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나수완 기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호텔롯데의 재무건전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수년간 이어져온 공격적인 투자행보 탓에 차입금은 불어나고 수익성은 악화돼 이자마저 충당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2016년 무산된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해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향후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호텔롯데는 지난 1973년 설립된 롯데그룹 계열사로 국내외서 호텔·면세점을 주력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 등 월드사업부와 리조트·골프장 등 리조트사업부로 사업이 다각화 돼 있다.
 
호텔롯데는 호텔·면세점 사업부문 여행객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2020년 3분기 매출은 2조81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4632억원, 당기순손실 768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도 4%에서 -16%로 -20%포인트 하락했다.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2020년 3분기 기준 면세, 호텔, 월드·리조트 사업 각각 846억원, 2830억원, 9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이자도 벌지 못하는 상태에 빠졌다.
 
영업이익으로 갚아야 할 ‘이자’인 금융비용은 1832억원인 반면 영업이익은 4632억원의 적자에 그치며 이자보상배율은 -3.6배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갚아야 할 ‘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 지표로 이 수치가 1배를 밑돌면 정상적인 존속이 어려운 것으로 본다.
 
문제는 연이은 대규모 투자와 부진한 영업실적이 맞물려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호텔롯데는 2015년 롯데렌탈 지분인수(약 2000억원), 뉴욕 호텔인수(약 9000억원) 등으로 차입부담이 커진 이후에도 2017년 시그니엘호텔 개관, 2018년 인천공항 2터미널 면세점 개장 등 호텔·면세점부문에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다. 그 결과, 2015년 기준 순차입금 3조6699억원에서 2019년 6조5060억원(리스부채 1조7000억원 포함)으로 증가했다.
 
2020년 들어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업실적이 위축됐어도 롯데렌탈 추가 지분 인수(2000억원), 창이공항 면세점 관련 자회사 지분투자(2000억원)를 단행해 2020년 3분기 순차입금은 전년 동기 대비 14%(9001억원) 증가한 7조4377억원까지 불어났다.
 
  
총차입금 역시 9조3122억원까지 증가했고 이에 따른 차입금의존도는 47.2%로 전년 동기(39.8%) 대비 상승했다. 차입금이 불어나면서 부채비율도 늘어났다. 2020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62.5%로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이 약화됐다.
 
자금소요가 계속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적자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잉여현금흐름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 -2021억원, 2017년 -4503억원, 2018년 -4713억원으로 3년간 적자였다. 2019년 1635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2020년 3분기(-4471억원) 다시 적자전환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차입금을 제외하고 갖고 있는 현금이다.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하면 창출한 현금만으로 고정자산투자 금액을 감당하기 어려워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차입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악화된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려면 IPO를 통한 공모자금이 유입돼야 하지만 호텔롯데는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재추진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평가사는 IPO 지연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거나 차입금의존도가 50% 초과 상태를 지속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 요건으로 언급했다.
 
이동선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기업공개 재추진 여부와 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며 “IPO 지연 등으로 재무구조가 저하될 경우 등급하향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광훈 한국기업평가 연구원도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상존해 본격적인 실적 회복 시기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라며 “차입금의존도 50% 초과 상태를 지속할 경우를 등급하향 요인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나수완 기자 ns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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