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일진디스플(020760)(일진디스플레이)이 위기를 버텨나갈 기초체력 확보에 나섰다. 자체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내년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제품으로 수익구조를 변화하기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진디스플은 기명식 보통주 615만3846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모집예상가액은 주당 3250원으로 모집총액은 200억원이다. 방법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이며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006800)가 잔액인수인으로 참여한다.
일진디스플은 주력제품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역성장 중이다. 지난 2017년 2512억8800만원이던 매출액은 2018년 2063억6300만원, 2019년 956억8800만원으로 급감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522억1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3%나 줄어들며 감소세가 지속중이다.
영업이익은 2017년 197억2900만원에서 2018년 1억9500만원으로 99% 줄어든 후 2019년 -307억89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223억7600만원이다. 당기순이익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7년 175억6400만원, 2018년 16억5900만원을 기록한 후 2019년 -214억1300만원, 올해 3분기 누적 -217억3700만원으로 적자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터치스크린패널’ 사업부와 ‘사파이어’ 사업부 모두 부진했기 때문이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터치스크린패널은 주요 매출처인 삼성향 터치스크린제품(부착형 포스터치)의 터치센서 탑재 방식이 기존 ‘Add on’타입에서 ‘YOCTA’로 변경됨에 따라 기존 기종이 판매 종료 돼 2018년부터 주력 제품의 수요가 크게 줄었고 사파이어는 국내외 LED조명시장의 업황 부진과 중국의 저가 부품 공급으로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며 2019년을 기점으로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재무안정성 지표 역시 나빠졌다. 올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307.34%, 차입금의존도는 56.49%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156.46%p, 12.35%p 상승했다. 일진디스플 차입금은 주로 원재료 매입 및 운영자금이기 때문에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본총계가 2018년 809억7100만원에서 2019년 503억1500만원, 올해 9월 말 269억6400만원까지 줄었다. 일진디스플의 9월 말 기준 자본금은 141억5700만원으로 아직 자본잠식 상태는 아니지만 매출 반등을 이루지 못한 채 수익성이 더욱 악화된다면 현 재무구조 상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매출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노트북용 터치스크린’과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등의 투자를 통해 수익구조 개선에 나섰다.
다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말 136억8100만원에서 올해 9월 말 16억3600만원으로 크게 줄어드는 등 투자여력은 없는 상태다. 결국 외부자금 조달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등 지표가 나쁜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실제 일진디스플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100억원을 경기도 평택과 충청북도 음성 공장의 노트PC용 메탈메쉬 터치 증설과 플렉서블 부품 양산 신규 투자 및 사파이어 잉곳·웨이퍼 증설 관련 시설자금으로 사용한다. 사파이어 증설 관련 투자는 6인치 확대 및 미니 LED 대응을 위한 생산성 향상 개조 투자다.
이와 관련 일진디스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11월 말부터 양산이 시작된 노트PC용 터치스크린은 내년 3월부터 본격적인 매출 기여를 예상한다”라며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미니LED 관련 웨이퍼는 고객이 요구하는 사양에 맞춘 정교한 제품을 만들고 채산성을 끌어올리는 투자가 진행되기 때문에 실적과 관련 내년에는 상당히 많은(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