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IB토마토 노태영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통합에 대한 '재벌 특혜 논란'에 대해 "항공·운수 산업 발전을 위한 것이고 고용을 유지하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재벌을 제외하고 항공·운수 산업 재편을 누구와 협상하겠냐. 산업은행은 경영권을 확보하고 행사하는 분(조원태 회장)하고 협상을 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16일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180640)과 대한항공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의했다.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1조8000억원으로 내년 2조5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진칼은 산업은행과의 계약에 따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3000억원 등 총 8000억원의 자금을 투자 받아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하면서 보유하게 될 신주는 의결권 있는 보통주다.
이 회장은 최근의 여러 논란에 대해 우리 항공·운수 산업의 '위기 의식'을 거론했다. 그는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글로벌 항공·운수산업이 붕괴 위기이다"면서 "이대로 가면 우리 국적 항공사도 공멸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선진국과 중진국이 엄청난 규모로 항공·운수산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대규모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업체들이 많다"면서 "이런 항공·운수산업의 대지각변동에서 살아남으려면 항공사들 환골탈태를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책임 경영'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산업은행은 조 회장의 경영 성과를 감시하는 감시자 역할이지 경영권을 행사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산업은행은 채권단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되는 경영평가위원회 심사 결과에 따라 조 회장의 경영 실적이 저조할 경우 해임 등 책임 소지를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에 대해서는 "매각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면서도 "3자 연합이 생산적인 제안을 한다면 언제든 협상에 응할 용의가 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산업은행은 3자 연합이 제기한 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 취소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할 경우 이번 매각은 무산될 것이며 이후 차선의 방법을 진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본인과 관련된 언론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이 회장은 한 언론의 이번 딜의 배후에 김석동 한진칼 사외이사 의장이 있다는 취지의 기사에 대해 "고교 동기인 건 사실이지만 2004년 9월 금융감독원을 떠난 이후 김 의장과 만났거나 통화했던 기억이 없다"면서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 기사의 숨어있는 악의적인 의도와 이로 인해 밀실 야합 오해 등 적지 않은 파장이 있었다"면서 "명예훼손에 관한 것으로 책임을 묻는 법률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태영 기자 no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