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준영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올해 들어 금융지주 가운데 최대 규모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부실 대출 위험성이 높아지자 이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들어 약 1조원에 이르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7월 말 기존 3500억원으로 예정됐던 신종자본증권을 약 1500억원 증액했고, 5월 말 총 5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자본적정성 지표.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가 약 2650억원에 이르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발행 규모를 크게 늘린 셈이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가장 발행 규모가 많았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말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4.07%, 보통주자본비율 12.03%, 기본자본비율 12.88%를 기록했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감안하면 자본비율이 소폭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자본증권은 발행회사가 결정하기에 따라 영원히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영구채로 불린다. 이 때문에 회계 기준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금융사 입장에서는 자본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필요성이 커진다.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은행권 대출이 늘어나는 데다 부실 대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하나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한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은 대개 발행금리가 높은 데다 일정 기간이 흐르면 금리 조건이 오르기 때문에 하나금융지주가 마냥 안심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부분의 발행회사는 5년 또는 10년 후 행사 가능한 조기상환권(콜옵션)을 지닌다.
김기필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하나금융지주가) 이전에 발행했던 것들 중 상각된 것들이 있어 다시 발행했을 수 있다”라며 “신종자본증권은 영구채로 만기는 없지만 5년 정도 지나면 콜옵션을 행사한다”라고 말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