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판매중지·송사 '삼중고'…메디톡스, 유동성 확보 안간힘
일부 제품 허가취소로 실적 악화 가능성 고조
유상증자로 재무개선·운영자금 확보
공개 2020-08-04 09:10:0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31일 18:0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실적 악화와 일부 제품의 제조·판매 중지 악재에 더해 국내외 각종 송사에까지 휘말리며 고초를 겪고 있는 메디톡스(086900)가 견디다 못해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운영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에게 무상으로 신주를 배정하는 유인책도 활용한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97만1763주의 기명식보통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예상 모집 총액은 1307억원이며 모집 방법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다. 한국투자증권이 실권주가 발생하면 인수하는 인수자로 참여한다.
 
메디톡스가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확보에 나선 것은 영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보톨리눔톡신 및 필러 사업 부문에 매출이 집중돼 있는데 최근 이 분야의 경쟁 심화로 인해 매출이 정체되고 있다.
 
 
 
지난 2017년 매출액은 1812억원이었고 2018년은 13.4% 증가한 2054억원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2059억원으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으며 올해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23.4% 줄어든 3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악화됐다. 2017년 87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8년 855억원으로 소폭 줄었고 지난해에는 257억원으로 전년 대비 69.9% 감소했다. 올 1분기는 마이너스(-)9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판매관리비가 늘어나는 데다 매출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받았다. 2017년 595억원이던 판관비는 2018년 657억원, 2019년 1107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 판관비는 2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7% 늘었다.
 
판관비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 보톨리눔 균주원료 도용 분쟁 관련 소송비용이다. 지난 2016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069620)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원료인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두고 갈등을 벌였으며 두 회사의 분쟁은 5년을 이어오고 있다. 소송비용은 2017년 7억5200만원이었으나 2018년 20억5600만원, 2019년 284억600만원으로 증가했으며 1분기에도 84억3300만원이 발생했다. 관련 소송비용만 396억4700만원이 발생했다.
 
소송의 최종판결은 오는 11월에 나온다. 이에 메디톡스는 해당 소송과 관련 더 이상 유의미한 비용 추가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6일(현지시간) 미국 ITC 행정판사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예비판결이 나와 메디톡스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문제는 메디톡신 50유닛, 100유닛, 150유닛 총 3가지 제품의 허가취소 조치다. 지난 4월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디톡스가 2012년 12월부터 2015년 6월 동안 메디톡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무허가 원액 사용, 허위 서류 기재했을 뿐만 아니라 조작된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 국가출하승인을 받는 등 약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해당 제품의 제조·판매·사용을 중단한 후 허가취소 행정절차에 들어갔으며 지난 6월25일자로 허가취소됐다.
 
메디톡신 50유닛, 100유닛, 150유닛의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42.1%, 올해 1분기 기준은 37%에 달한다. 보톨리눔톡신 및 필러 사업 부문의 경쟁심화로 매출 정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당 제품의 판매 중지는 큰 악재다.
 
메디톡스가 대전지방법원에 낸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은 기각됐으며 현재는 대전고등법원에 항소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해당 제품의 허가취소가 8월14일까지 일시정지됐지만 메디톡스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영업실적 타격은 피할 수 없다.
 
 
 
더구나 1억7460억원의 과징금도 처분 받았다.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서 패소한다면 올 한해 영업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현금흐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중국시장 진출을 노리며 지난해 5월 발표한 추가 수요에 대비하고자 476억원을 투입해 오송3공장 E동 생산라인을 증축하겠다는 계획은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단기적인 재무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을 채무상환(380억원), 시설투자(208억원), 운영자금(719억원)으로 활용하면서 실적변동성이 커진 상황을 대응하겠다는 방침인 셈이다.
 
실제 메디톡스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 독려를 위해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 다음날인 10월23일에 유상증자 후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자기주식 제외)에게 소유주식 1주당 0.2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실시한다.
 
이와 관련, 메디톡스 관계자는 “유상증자와 관련된 내용은 증권신고서에 공시돼 있다”라며 말을 아꼈다. 실적변동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메디톡신 50·100·150유닛 허가취소와 관련해서는 “소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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