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의류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으로 유명한 더네이쳐홀딩스가 코로나19 장세 속에서도 높은 매출채권회전율을 앞세워 코스닥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우수한 매출채권회전율은 대손충당금을 크게 낮춰 영업이익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 등을 유발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더네이쳐홀딩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채권회전율은 연 12.9회를 기록했다.
매출채권, 즉 외상대금이 약 28일마다 회수됐다는 의미다. 더네이쳐홀딩스의 매출채권회전율 지표는 동종업계 평균치도 상회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더네이쳐홀딩스가 포함돼있는 ‘C14. 의복, 의복악세서리 및 모피제품’군의 2016~2018년 평균 매출채권회전율은 8.36회를 기록했다. 일로 환산하면 약 44일이다.
범위를 한정하면, 높은 회전율은 더욱 부각된다. 한국은행은 중소기업기본법에 의거해 업종평균을 중소기업과 대기업으로 구분해서 산출하며, 중소기업기본법은 C14 업종의 중소기업을 3년(2016~2018년) 평균매출액 1500억원 이하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기간 더네이쳐홀딩스의 평균 매출액은 1500억원에 못 미쳤는데, C14 중소기업의 평균 매출채권회전율은 7.42회로, 연 환산하면 약 49일을 기록했다. 밸류에이션 산출을 위한 비교그룹(패션 관련 매출 80% 이상 등)의 지난해 기준 평균 회전율(25일)과도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더네이쳐홀딩스의 이같은 매출채권회전율은 업종 특성에 따른 거래처 우량성에서 비롯됐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지프(Jeep) 등의 브랜드를 빌려와 의류 및 가방 등을 만드는 사업을 영위하며, 지난해 기준 매출의 70%를 국내 의류판매에서 창출했다. 때문에 더네이쳐홀딩스의 매출채권회전율은 소비자 도달 직전의 직접거래처 등에 영향을 받는데, 이들 거래처는
롯데쇼핑(023530),
신세계(004170) 등 대기업과 유니콘 기업 무신사 등으로 짜여있다.
더네이쳐홀딩스의 주요 브랜드 중 하나인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더네이쳐홀딩스
안정성 높은 거래처에 힘입어 매출채권회전율을 높이다 보니, 대손충당금 비율도 자연스럽게 낮아졌다.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채권을 파악해 분기마다 일시 비용처리하는 계정이다.
더네이쳐홀딩스의 지난해 대손충당금 비율은 동 기간 매출액의 0.3%인 7264만원에 불과했다. 게다가 대손충당금의 부족분을 계상하는 대손상각비에서는 외려 환입이 발생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C14 중소기업의 평균 대손상각비는 매출의 0.26%였다. 매출채권 관련 대손충당금 등은 영업이익에서 빠지므로, 대손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영업이익 안정성이 높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도 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이같은 매출채권회전율 등을 토대로 부채비율을 낮췄다. 매출채권회전율이 우수하면 현금이 빨리 돌게 되므로, 대금지급 등을 위한 단기성 차입금 등을 빌릴 유인도 적어진다. 특히 상장 준비과정에서의 전환상환우선주 보통주 전환은 부채비율을 크게 낮췄고, 그 결과 더네이쳐홀딩스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업종 평균(2018년 기준) 보다 40%포인트 가량 낮은 59.6%를 기록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당사의 주요 거래처는 대형 유통업체로 우량한 기업들이 대부분”이라며 “부도가 발생한 거래처는 현재까지 없다”라고 밝혔다.
더네이쳐홀딩스의 상장 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공모자금 유입은 더네이쳐홀딩스에 더욱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오는 7월8~9일 양일간의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액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더네이쳐홀딩스의 공모밴드를 4만5000~5만원으로 정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