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9)올해의 조명 '회사채 Best 5'
SK텔레콤·LG화학·대한항공·SK그룹·웅진그룹
공개 2019-12-30 10:00:00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7일 09:2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2019년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에 열을 올렸다. 금리는 낮고,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 탓이다. 발행 규모는 역대 최고였다. IB토마토는 발행 규모, 화재성, 상징성 등을 고려해 올 한 해 큰 주목을 받은 회사채 Best 5를 선정했다. 
 
SK텔레콤 북극곰 광고 캡처. 출처/SK텔레콤
 
▲SK텔레콤 
 
SK텔레콤(017670)은 올해 민간기업 중 처음으로 30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 7월 SK텔레콤은 회사채로 4000억원을 조달했는데 그중 500억원의 만기가 30년이었다. 
 
SK텔레콤은 사업적으로나 재무적으로나 우수하기에 SK텔레콤의 회사채는 인기가 있다. SK그룹의 신뢰도까지 더해져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SK텔레콤에게 최고 등급인 AAA등급을 부여했다. 국내 민간기업 중 현재 유일하다. 삼성전자(005930)는 신용평가를 받지 않았고, 현대차(005380)는 지난달 신용등급이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려갔다. 
 
30년물은 SK텔레콤의 미래 기대감을 상징한다. 신용평가 이론 상으로 자본 배분의 안정성을 더하기 위해선 자산과 부채 기간을 매칭 시키려 한다. 이를테면, 설비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은 장기물로, 운전자금 조달은 단기물로 조달하는 식이다. 이론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지만, 30년물 발행에 성공했다는 의미는 설비 투자를 넘어서서 회사의 미래 비전에도 투심이 몰렸다고 해석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출처/뉴스토마토
 
▲LG화학
 
LG화학(051910)은 지난 3월 한국 회사채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수요예측제도가 도입된 뒤 회사채 매입에 사상 최대 자금이 몰린 것이다. 이와 덩달아 LG화학은 당초 계획인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증액 발행하기로 했다.
 
LG화학이 대규모로 자금을 모집한 까닭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세계 배터리 시장은 일부 유력 기업들만 살아남는 방향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1위인 시에이티엘(CATL) 등 중국 기업들과 경쟁에서 뒤지지 않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 
 
지난해 4분기 LG화학의 중대형 배터리 사업 부문은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신성장동력으로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배터리 부문에서 흑자까지 냈으니 기관투자자들의 투심이 몰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출처/뉴스토마토
 
▲대한항공
 
2019년 한진그룹은 세간에 꾸준한 주목을 받았다. 주주총회에서 고(故) 조양호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일을 시작으로, 고(故) 조양호 회장의 별세, '백기사'로 평가받는 델타항공의 영입, 조원태 한진(002320)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 사이의 '남매의 난'까지 다사다난했던 한진그룹은 회사채 시장에서도 특별한 이력을 남겼다. 
 
한진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대한항공(BBB+)이 올해 첫 미매각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지난 7월 대한항공은 2500억원 수요예측에서 750억원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지난 10월에는 1700억원 수요예측에서 총 570억원의 주문만 들어왔다. 매각되지 않은 회사채는 발행주관사가 떠안았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BBB급 회사채의 가격 상승으로 투자 매력도가 낮아졌고, 고(故) 조양호 회장의 별세 이후 그룹 내 리더십의 불안한 상태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앞을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SK그룹
 
SK그룹은 올 한 해 약 8.5조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그룹사 중 단연 1위다. 2위인 LG(003550)그룹의 약 3.5조원 보다 5조원 이상 더 발행했다. SK인천석유화학, SK(034730)에너지, SK(034730)(주), SK하이닉스(000660) 등의 발행 규모는 1조원을 넘거나 육박했다. 
 
지난해 20조원(2조엔, 약 19.8조원) 규모의 도시바 메모리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 정책이 회사채 시장에서도 나타나는 모습이다. 
 
SK그룹의 회사채 발행은 꾸준히 많았다. SK그룹은 2014년 이후 줄곧 회사채를 가장 많이 발행한 그룹이다. 다만, 올해는 2017년 4조원대, 2018년 7조원대와 비교해 그 규모가 더 커졌다. 회사의 확장 전략과 더불어 우호적인 회사채 시장 분위기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시중에 자금이 풍부하고, 회사채 금리까지 낮아 회사채 발행의 최적기로 평가받았다. 
 
고객에게 상담하는 코디(CODY). 출처/웅진코웨이
 
▲웅진그룹
 
웅진(016880)그룹이 회사채 시장에서 잠시 빠진 사건에 시장은 큰 관심을 보였다. 웅진그룹의 자금 조달 방식과 웅진코웨이(021240) 매각이 맞물려있어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해 자금을 대규모 차입했다. 그 결과 재무구조가 나빠져 신용등급이 지난해 말 'BBB+(안정적)'에서 올해 4월 'BBB-(부정적)'으로 2단계 빠졌다. BBB- 등급은 투기등급(BB 이하) 바로 위 등급이다. 게다가 통상적으로 부정적 전망으로 신평사가 전망할 경우, 약 70%는 등급이 떨어진다. 
 
코너에 몰린 웅진그룹은 6월 한국신용평가의 기업신용등급(ICR) 연장을 하지 않았다. 이후 자금 조달을 위해 자회사인 웅진씽크빅(095720)과 웅진북센·웅진플레이도시 주식을 담보로 웅진그룹은 OK캐피탈로부터 13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자구책을 강구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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