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이윤 극대화가 아닌 고객·임직원·주주 모두 이익 향유 목표모두가 인수 반대했던 수원여객, 버스기사 희망 기업 1순위로 변모단기 수익에 연연 안 해…IRR 대신 ROIC 지표로 성과 측정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 시장에서 휴머니즘을 구현하고자 합니다"
이태경 스트라이커 캐피탈 매니지먼트 대표의 목표는 의아함을 자아낸다. 사모펀드(PEE)는 회사 가치를 최대화한 이후 회사를 팔아 자본회수(엑시트)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인력 감축, 지점 통폐합 등은 가치 극대화를 위해 당연하게 보인다.
이태경 대표는 지난 9일 IB토마토와 만난 자리에서 사뭇 상충돼 보이는 목표를 일치시키는데 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3가지 주체인 주주, 임직원 고객이 모두 좋을 수 있다"면서 "또한 세 주체가 모두 함께 이익을 누리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어려운 방법이고, 옳지만 수익률이 낮다"면서 "하지만 길게 봤을 때 승리한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1년 만에 2배가 넘는 수익을 내기도 했다. 최초로 자본회수(Exit)를 한 회사인 로보티즈는 90억원의 자금을 모아 투자한 회사다. 불과 17개월 만에 191억원으로 돌아와 101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태경 스트라이커 캐피탈 매니지먼트 대표. 출처/스트라이커 캐피탈 매니지먼트
그는 자본을 통한 휴머니즘을 구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2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중급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통 기업에 혁신 아이디어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연봉 4천만원이 보장되는 100만개의 중급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며, 나는 내가 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그의 목표가 운용 자산(AUM)액이 아니다. 100만개의 중급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운영해야 할 자산이 대략 25조원 수준일 뿐이다.
전통 기업에 혁신 아이디어를 공급하는 것에 대해선 "잘하던 것을 버리는 것이 혁신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수원여객에는 해피 드라이버 앱을 통해 혁신 아이디어를 공급했다.
또한 약탈적 자본주의와 거리를 뒀다. 그는 "1세대 사모펀드는 먹튀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고객, 임직원, 주주 3주체 중에서 고객과 임직원을 희생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주를 제외한 임직원과 고객을 싸움을 시켰다"면서 "단기 투자 수익을 목표로 할 경우, 확실한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태경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 선정 베스트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그가 이끄는 스트라이커 캐피탈 매니지먼트는 설립 당시 운용자산이 91억원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6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연말에는 3000억원 수준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스트라이커PE의 급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다들 인수에 회의적으로 생각했던 시내버스 운송업 회사인 수원여객을 인수해 조기에 회사를 개선하는 등 이태경 대표의 독특한 투자의사결정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시내버스 운송업은 기본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기 어려운 산업 구조다. 공공 교통 요금은 정부가 물가 관리를 위해 정책적으로 상단을 제한한다. 그렇기에 대부분 버스 회사가 비용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주연료인 천연가스의 가격 변동성은 큰 편이고, 주 52시간 제도가 도입되며 버스기사를 더 고용하기에 건전 재정을 하기 힘든 구조라 정부에서 보조금 성격의 지원을 하기도 한다.
이 대표는 수원여객을 바꾸기로 했다. 그는 "정해진 요금과 천연가스 가격 변동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로는 기존 버스회사와 다를바 없으며 미래의 거대한 트랜드인 전기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면서 천연가스 가격 변화에서 자유로워져야한다"면서 "또한 늘어만 가는 환경오염 저감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전기버스는 도입은 이미 했어야만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혁신을 선도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금의 설명은 어폐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수원여객은 임직원들이 바꿨고, 이 대표는 수원여객의 골격을 바꿨다. 또한 단기간에 수익을 내고 나갈 생각이 없으며, 영구배당펀드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수도권 복합환승 시스템을 빅데이터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 시티가 생겨나며 수요가 커질 것이란 전망에 기반했다.
수원 여객 차고지. 출처/스트라이커 캐피탈 매니지먼트
다음은 이 대표와의 수원 여객과 관련한 일문일답이다.
-수원여객뿐만 아니라 운송업 전체적으로 성장률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 가운데 고객, 임직원, 주주 3 주체가 모두 행복한 상생 방안은 무엇인가?
△상상 프로그램을 말하기 전에 경영자들이 잘못된 생각을 하는 부분이 있다. '돈(임금)을 많이 주면 모든 일이 되겠거니'하는 생각이다. 돈보다도 조직과 자신이 함께 크고 있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회사가 커 나아가며, 나도 함께 크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원여객은 해피 드라이버 앱을 활용했다. 전국 모든 버스에는 운행 기록 장치가 달려 있다. 하지만 아무도 활용을 하지 않았다. 수원여객도 처음 시작할 때 이 장치의 절반은 고장이 난 상태였다.
우선 운행 장치를 통해 데이터를 모은 후 수원대학교와 산학협력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 빅데이터 분석을 의뢰했다. 기사님들의 운행 습관에 따라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급제동과 차선 급변침을 할 때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해피드라이버란 앱을 활용했다. 운전습관 개선 프로그램이자, 재미와 보상 요소가 가미된 방식으로 기사들 스스로 앱을 설치하고, 비교하기 시작했다.
해피드라이버는 '오늘의 운행 점수는?'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교육을 통해 어떻게 하면 높게 나오는지 알려줬다. 이 점수를 바탕으로 팀 별로 시상을 했다. 상금은 연 6천만원 수준이다. 상금은 연 6천만원이지만, 줄어든 연료비는 22억원, 보험료는 7억원이다. 이를 통해 주요 요소(Factor)를 관리했다. 나의 운전 스킬이 올라간다. 회사도 발전하고 본인도 발전했다. 또한 절감한 비용 28.4억원은 모두 직원들의 임금을 높이는 데 활용됐다. 게다가 수원여객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져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수원여객은 전기차 운영 규모가 94대로 단일 회사 기준으로 전국 최대다. 정부 지원금을 받을 경우 대당 연료비를 1500만원 줄일 수 있다. 지원금은 노력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다. 고용을 늘리고 운행 데이터를 제시하며 직접 정부관계자 앞에서 PPT를 해야 한다. 정부에 로비하지 않고 공정하게 경쟁했다. 분석을 통해 지원금을 타냈다. 100대라고 치면 15억원을 돌려받는 셈이다. 이를 직원들의 임금으로 돌아갔다.
이 두 방식을 통해 비용의 80%를 차지하는 인건비와 연료비를 적절하게 처리했다. 또한 차량 부품을 구매할 때 리베이트 관행이 횡행한다. 하지만 10원도 받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부품 구매 대금도 5% 이상 줄어 6억원 이상의 비용을 세이브했다. 이를 종합해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였다. 남들도 하면 된다.
그렇기에 내용을 공개하는데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내 최종 목표는 수익을 더욱 내서 버스가격을 낮추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승객, 임직원, 주주의 편의를 높였다. 고용도 운전직 기준 800명대에서 1000명대로 늘었다. 과거 대주주 1명의 이윤 독식 구조를 바꿔 모두가 행복한 구조로 바꿨다. 이게 자본가, 투자자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 석 달 만에 인식을 바꿀 수 있었다. 수원여객을 인수할 당시 수원여객의 모든 임직원이 처음에 사모펀드가 들어온다는 이유로 반대했었다. 주변에서도 수원여객의 인식이 좋아졌다. 그 증거로 최근 52시간으로 바뀌며 버스기사 인력이 부족해지며, 대형면허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버스기사 양성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해 버스기사 면허를 줬다. 이때 우수 성적자들의 첫 번째 선택이 수원여객이었다.
-천연가스는 가격 변동 폭이 크다. 이에 대한 대책은?
△전기차를 통해 서서히 천연가스 가격 변동을 줄일 계획이다. 환경 측면을 생각하면 전기버스 도입은 이미 늦었다. 모든 버스회사가 망설일 때 우리는 94대의 전기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수원여객은 전기버스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을 선도하는 버스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일어나는 운송수단의 혁신은 정해진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에서 제일 먼저 일어날 것이고 수원여객은 혁신을 선도하는 버스회사가 될 것이다.
현재 94대인 전기차(20%수준)를 꾸준히 늘릴 계획이다. 내년에 전체 차량의 20%, 내후년에는 30%를 추가적으로 전기차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 때가 되면 천연가스 가격 변동은 더 이상 고려할 사항이 아니며 수원여객이 앞으로 보여줄 혁신이 무엇이냐를 사람들이 궁금해할 것이다.
수원 여객 차고지. 출처/스트라이커 캐피탈 매니지먼트
-수원 여객의 자본회수(엑시트) 시기를 언제로 보는가?
△없다. 자본회수가 없는 영구 배당 펀드로 만들 계획이다.
-수원 여객의 목표수익률은 얼마인가? 가능할 것이라 보는가?
△ROIC(투하자본수익률)이 12~15% 되는 걸 목표로 한다. IRR(5년)를 쓰지 않는 이유가 있다. 아주 장기간 투자하고 싶다. 5년으로 끝낸다면, IRR 타깃이 적절하지만,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면 ROIC가 적절하다. ROIC는 총 투자한 자본 대비 실제 수익률이다.
-투자 이후 곡반정동 차고지를 추가 매입·확장했는데, 시장을 키우려는 전략인가?
△수원 군공항이 이전할 경우, 대중교통 수요는 늘어날 것이고 이때 거점이 필요하다. 그것 때문에 샀고 현재는 차고지로 활용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소득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시내버스의 이용률이 감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문가의 분석도 있다.(조규석-운송산업연구원 논문 참고)
△휴리스틱(경험에 기반하여 문제를 해결하거나 학습하거나 발견해 내는 방법. 주먹구구라고 번역되기도 함)의 오류다. 1인 가구를 떠올릴 때 보통 젊은 독신 남성을 떠올린다. 증가하는 1인 가구는 노인이 중심이다. 올해 33만명이 출산했으나, 65세로 진입한 어르신은 38만명 늘었다. 아기보다 어르신이 더 빠르게 늘고 있다. 즉, 교통 보조 시스템이 수요는 늘 수밖에 없다. 전동 킥보드를 타거나, 운전을 하는 노인들은 잘 상상되지 않는다. 쉽게 말해 시내버스를 이용할 필요가 있는 인구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운수업에 관련한 회사의 장기 목표는?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 시티를 개발할 때 수도권 복합환승 시스템을 빅데이터로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변혁기에 있다. 아주 중요한 시기다. 한국에는 IT기술과 조선과 국민연금이 있다. 자본과 기술 그리고 인구 등 모든 면에서 첨단인 순간을 지나가고 있다. 높은 기술과 자본을 결합해 첨단 교통 서비스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이를 스마트 시티 방식으로 전 세계로 수출할 수 있다. 지난 12년간 전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는 시스템이 있다. 바로 하나의 카드로 가능한 수도권 환승 할인 시스템이다. 뉴욕은 환승 시스템이 없고 일본은 3개사로 쪼개져 있다. IT, 교통, 금융 시스템을 묶어서 국가적 수출 과제로 하면 다른 나라의 낙후된 도시를 개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도의 식음료 도달률이 높아진다고 가정해보자. 인도의 경우 생산물의 26%만 사람 입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냉장 재래 유통 시스템을 개혁해 도달률이 13%가 높아진다고 치자. 이는 농경지가 50% 늘어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한국의 원천기술이고 국가적으로 이를 활용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고 누군가는 이를 보여줘야만 한다.
-운송업에 규모의 경제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니다. 간접비용이 총비용에 5~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본사의 규모를 줄이며, 얻는 효과가 크지 않다. 물론 일부 있지만 타 산업과 비교해 차이가 발생해 산업의 특징으로 불릴 만큼의 크기가 아니다. 오히려 범위의 경제 효과가 크다. 지역 내 다른 교통수단을 확장하는 쪽이 수익성이 높다. 표준화를 통한 효과도 있는 편이다. 그렇기에 렌터카, 택시, 마을버스까지 사업을 늘릴 계획은 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이태경 대표이사: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 베스트 애널리스트 △(前)현대증권, 키움증권 금융업 애널리스트 △(前)마이다스에셋 자산운용 PEF 본부장 △(現)스트라이커 캐피탈 매니지먼트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