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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베스틸, 현대제철 빈자리 파고든다…현대차향 물량 확대
올해 6~7만톤 추가 공급…연간 생산량 10% 수준
철강산업 부진에 현대제철 특수강 생산 축소 영향
800억원 매출 추가 전망…실적 반등 동력 마련
공개 2026-04-30 14:52: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30일 14:5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세아베스틸이 올해부터 현대차(005380)그룹 부품사 등에 소재를 추가 공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의 특수강 공급망 변화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세아베스틸은 과거 국내 자동차용 특수강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렸지만, 현대차그룹의 특수강 수직계열화 전략에 그 영향력이 한단계 위축된 바 있다. 이번 특수강 추가 공급을 계기로 세아베스틸의 시장 지위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그룹 본사 전경(사진=세아그룹)
 
자동차 공급망 변화에 따른 지위 강화
 
30일 복수의 철강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은 올해부터 현대차그룹 공급망에 특수강 소재를 6~7만톤가량 추가로 공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공급량은 세아베스틸의 연간 자동차용 특수강 생산량의 10% 수준으로 파악된다. 공급량 변동 규모가 큰 까닭에 자동차용 특수강 시장에서 세아베스틸의 비중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공급망 구조상 세아베스틸이 공급하는 특수강은 대부분 자동차 부품사를 통해 현대차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베스틸이 소재 공급량을 확장하게 된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의 공급망 변화가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 수직계열화의 핵심인 현대제철(004020)이 특수강 생산을 축소한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자동차용 특수강 시장은 세아베스틸과 현대제철이 양분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특수강 생산 조정은 세아베스틸에 대한 특수강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해 당진제철소와 포항공장으로 이원화된 특수강 생산 체제를 당진제철소로 일원화하는 과정에서 특수강 봉강 생산량을 일부 조정했다. 철강산업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또한 현대제철의 판재 사업 강화 행보도 특수강 감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판재는 타 철강제품에 비해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최근 탄소 배출량을 줄인 3세대 강판을 양산하는 등 판재 사업 확장 기반을 강화 중이다.
 
자동차 특수강 소재 공급망 변화는 세아베스틸의 시장 지위 강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세아베스틸은 2010년대 초반까지 국내 자동차용 특수강 소재 분야에서 과반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특수강 수직계열화 전략 여파로 2010년대 후반 시장 점유율이 과반 이하로 내려갔다. 현대제철이 특수강 시장에 진출하는 등 그룹 공급망 내에서 역할을 확대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현대제철은 그룹 수직계열화 전략에 입각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세아베스틸은 수출 비중 확대, 사업 다각화 강화 등을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했다.
 
특수강 공급망의 변화는 현대차그룹 차원의 결정으로 파악된다. 부품 소재부터 완성 부품까지 모든 공급사슬이 그룹 차원의 기준에 맞춰 생산되기 때문이다. 개별 부품 업체가 소재 공급사를 자율적으로 변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개별 업체가 생산하는 특수강이 완벽히 동일할 수 없는 까닭에 소재 공급선 변화에 따른 일정 시험 기간도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IB토마토>에 "특수강 소재의 경우 당사가 직접 공급받지 않기 때문에 특수강 소재 공급 확대에 관해 확인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시장 지위 강화…실적 반등 이어갈까
 
올해 1분기 세아베스틸은 실적 반등을 달성했다. 중국산 저가 특수강의 내수 시장 잠식이 지속되고 있지만, 자동차 등 특화 사업에서 판매량을 늘린 결과다. 올해 1분기 세아베스틸은 매출 5284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을 기록해 2025년 1분기 대비 매출(4983억원)과 영업이익(52억원)이 각각 6%, 106% 증가했다.
 
특수강 시장은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다만, 규격화된 양산품을 생산하는 대형 거래처가 있다면 고정비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특수강 추가 공급이 실적과 재무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세아베스틸은 2024~2025년 수익성 감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 중이다. 2년간 영업이익은 300억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부채비율은 112.3%에서 100.6%로 하락했다. 충당부채 환입으로 인한 유동부채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 목표를 415만 8300대로 잡았다. 이 중 국내 자동차 판매 목표는 70만대 수준으로 지난해 내수 판매량(71만대)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에 공급망 내 변화가 없다면 관련 업체 매출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베스틸 측은 <IB토마토>에 "공급망 구조상 소재사와 최종 업체 사이의 협상 등이 사실상 어려운 구조"라며 "특수강 시장 변화 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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