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나라, 정책 바람 타도 적자 구조는 그대로
3년째 영업손실…이자비용도 벌지 못하는 실적 지속
정부 정책에 중저가 생리대 확대했지만 실 반등 '미지수'
생리대 부문 가동률 50%대…제품 수요 낮을 가능성
공개 2026-01-28 16:04:05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8일 16:0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저가형 생리대 무상공급을 언급하면서, 국내 생리대 업계의 정책 수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3위인 깨끗한나라(004540) 역시 중저가 생리대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다만, 저가형 생리대는 단기 매출에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이미 경쟁력이 약화된 사업의 구조적 한계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회사는 중저가 제품 확대와 더불어 운영 효율성도 함께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깨끗한나라 청주공장. (사진=깨끗한나라 홈페이지)
 
정책 수혜 기대 커지지만 적자 구조는 여전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깨끗한 나라 영업손실은 1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한 수치다. 동기 순손실도 271억원으로, 전년 3분기 194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
 
본업에서의 이익창출력이 저하되는 것도 모자라 재무체력은 이미 한계치에 도달한 모습이다. 2023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꾸준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영업에서 번 돈으로 이자비용도 못 내고 있는 상황이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깨끗한나라 이자비용은 11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러한 상태가 3년 이상 지속되면, 통상 시장에서는 이들을 ‘좀비기업’(한계기업)으로 분류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6일 유한킴벌리, 깨끗한나라, LG유니참 등 주요 생리대 기업 3사는 중저가 생리대 공급 확대를 밝혔다. 이는 지난 20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생리대를 싸게 만들어 무상 공급하는 걸 한번 연구해볼 생각”이라고 언급한 데 이은 조처로 풀이된다.
 
깨끗한나라도 올해 상반기 중저가 생리대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국내 생리대 시장 중 점유율 3위로, ‘순수한면’, ‘디어스킨’ 등의 브랜드로 생리대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한 달도 안 돼 제품 출시 계획으로 이어지며, 깨끗한나라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주요 품목별 매출 실적 중 ‘두루마리/물티슈/생리대’ 매출액은 1515억원으로 전체 품목 매출(2956억원)의 51.25%를 기록했다. ‘아이보리류/마닐라류’ 매출액은 1441억원이다. 생리대가 포함된 품목 매출액 비중이 더 높은 것을 감안하면, 이번 생리대 제품군 확대가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회사 측은 아직 실적 반등을 전망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부 정책 방향과 세부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이나 수익성에 대한 영향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라며 "가격과 제품 포트폴리오 관련 사항은 시장 환경과 운영 요소를 다각도로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특정한 전망을 말씀드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설비는 남아돌고 수요 부족…생리대 사업 ‘반쪽 가동’
 
다만 정책 변화로 단기 매출이 오를 수 있지만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생리대 생산공장 가동률이 최근 3년째 50% 대에 머물고 있어서다. 청주공장 생리대부문 평균가동률은 2025년 3분기 55.7%, 2024년 53.3%, 2023년 57.7%를 기록했다.
 
가동률이 3년 동안 50%대에 머물렀다는 것은 구조적으로 공장 가동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설비 문제나 일시적 수요 공백이라기보다 지속적인 수요가 부족하거나 판매 및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다른 사업부문과 비교 시 생리대 품목의 경쟁 약화 양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3분기 화장지부문 평균가동률은 83.4%, 제지부문은 62.5%다.
 
최근 3년간 생리대 생산물량 역시 생산능력 기준치의 절반 정도다. 2025년 3분기 기준 생리대 생산능력은 6028억개인데, 생산실적은 3379억개로 집계됐다. 전체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이 56.06%밖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이는 단기적인 생산 조절을 넘어, 생리대 사업 전반의 운영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생리대 사업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저가형 생리대 지원 물량이 확대돼 가동률이 높아져도, 결국 ‘저가’라 구조적인 마진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량이 늘어도 이익이 크게 늘지 않아 원자재,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은 여전한 것이다.
 
아울러 국내 생리대 시장은 3개 업체가 독점 형태를 띠고 있어, 제품에 대한 차별화 포인트보다 가격 경쟁으로 승부를 보는 양상이다. 이에 저가형 제품 강화는 업계 3위이자 이익창출력이 부족한 깨끗한나라에게는 큰 반전을 노릴 조건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가동률은 시장 수요 변화, 제품별 구성, 유통 채널 특성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영되고 있어 특정 원인을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당사는 새로운 가격대와 구성의 제품군을 검토하고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만큼, 향후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지고 제품 구성이 다양해짐에 따라 운영 효율성도 함께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사는 중저가 제품군 확대 검토, 제품 구성 및 유통 채널 다각화 등 소비자와 시장이 요구하는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