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농협캐피탈이 기타수지 증가에 힘입어 3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본업에서 얻는 이자마진이 줄었음에도 투자금융수지 호조 덕에 실적을 대폭 개선했다. 투자영업을 위한 금융시장 환경이 우호적인 만큼, 연간 성적표 신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투자금융수지 대폭 증가…최대 영업이익 이끌어
25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농협캐피탈은 3분기 기타수지가 1423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819억원 대비 73.7%(604억원) 증가했다. 기타수지는 여신금융 본업으로 얻는 이자마진 이외의 수익이다.
기타수지 구성은 렌탈수지 168억원, 수수료수지 75억원, 투자금융수지 918억원, 대출채권매매손익 222억원 등이다. 이 가운데 특히 투자금융수지가 139.1%(534억원) 증가했다. 투자금융 부문이 기타수지 전체 성장을 이끈 셈이다.
이자마진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3분기 손익이 1599억원으로 9.5%(168억원) 감소했다. 이자비용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 반면 이자수익은 부진해서다.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건전성 부담이 있는 개인신용대출 자산을 축소한 영향이다.
이자마진 감소를 투자금융이 상쇄하면서 영업이익은 최고점을 찍었다. 3분기 기준 1282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899억원 대비 42.6%(383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108억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지난 4년 기준의 연간 실적과 비교해도 가장 우수하다. 해당 기간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1239억원, 2022년 1194억원, 2023년 977억원, 2024년 1108억원 등으로 나온다.
올 3분기 당기순이익도 87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864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4분기에 별다른 이상 요소가 없다면 결산 성적표 최고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손익과의 격차는 157억원 정도다.
(사진=농협캐피탈)
금융자산 평가이익 증가…“금융시장 환경 긍정적”
농협캐피탈은 영업자산 9조5265억원 가운데 투자금융 자산이 1조2602억원으로 13.2%를 차지하고 있다. 유가증권 구성으로 관계회사투자지분이 323억원이며 나머지가 1조2279억원이다.
관계기업은 농협캐피탈이 일정 부분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NHC-DTNI 농식품 ABC 투자조합 1호 ▲NHC-DTNI 농식품 일반 투자조합 2호 ▲아틸라인프라제일호사모투자 합자회사 ▲코리아그로우쓰오퍼튜니티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 ▲IFFCO Kisan Finance(인도) ▲NH Sea I Fund(싱가포르) 등이 있다.
농협캐피탈이 투자조합에 업무집행조합원(GP)이나 유한책임조합원(LP) 형태로 참여하는 것들이다.
관계회사투자지분 외 부문은 상세 내역이 ▲상장주식 41억원 ▲비상장주식 199억원 ▲출자금 6884억원 ▲수익증권 3159억원 ▲기타유가증권 1996억원 등으로 나온다. 이는 각종 사모투자신탁, 벤처투자조합, 신성장투자조합 등에 대한 단순투자다. 투자처는 300개가 넘는다.
해당 금융자산은 분류상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에 해당한다. 즉 자산에 대한 가치평가 변동이 당기손익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농협캐피탈은 3분기 기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관련 수익이 1551억원이며 관련 비용은 551억원이다. 수익은 평가이익 817억원, 매매이익 16억원, 기타수익 717억원 등으로 구성되는데 특히 평가이익과 기타수익이 증가했다. 국내 금융시장 호조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여신전문금융 업계의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금융시장 환경 자체가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서 펀드의 평가이익도 증가한 것”이라며 “주식 시장이 좋으면 투자회사, 합자회사, 벤처펀드 등도 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평가이익은 특히 2분기 이후에 많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라면서 “금융시장 환경을 봤을 때 11월 이후로는 상승세가 꺾이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4분기에는 변동성을 고려하면 3분기보다는 다소 낮춰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말 이후 시장 안정화 영향이 있었고, 성장성 중심의 투자 섹터를 선정하면서 선별 전략으로 평가이익, 배당 등이 증가했다”라며 “안정적인 성장과 중장기 관점을 위해 선별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