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큐온저축은행, 매각 앞두고 여신 확대…효과는 '미미'
여신 늘렸지만 상각 늘어나 수익성 하락
애큐온캐피탈 수익성 향상 대비 저조
공개 2025-11-2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4일 16:1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매각을 앞두고 있는 애큐온저축은행이 선제적으로 여신을 확대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수익성을 위해 신규 대출을 일으키는 등 외형확장에는 성공했으나 성과는 전년 대비 축소되는 추세다. 시장에서 평가되는 매물로서의 가치도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스토마토
 
여신 미리 확대했는데 수익은 '감소'
 
2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애큐온저축은행의 총여신은 4조9269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932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신이 159억원 확대된 데 비해 네 배 넘게 증가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저축 업권 대비 선제적으로 여신을 늘렸다.
 
저축업권 전반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 비롯된 부실을 털어내면서 여신이 대폭 감소했지만 애큐온저축은행은 미리 여신을 확대시켰다. 우량 자산 포트폴리오를 위해서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총여신은 4조9801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68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업권 여신이 6조2000억원 감소한 것과는 흐름이 다르다. 특히 올해 1분기에도 수신은 줄인 반면 여신은 확대한 바 있다. 
 
지속적으로 여신을 확대했지만 수익성은 전년만 못하다. 지난해 여수신의 고른 성장으로 호실적을 거뒀지만 지난해 대비 저조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애큐온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8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14억원 감소했다. 특히 2분기 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 21억원 축소된 게 주효했다.
 
상반기 애큐온저축은행이 이자로 벌어들인 수익은 225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억원 더 거뒀다. 다만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이자수익이 줄었다. 2분기 이자수익은 1097억원으로 직전분기인 1분기 이자수익 1163억원에 비해서도 줄어든 규모다. 대출채권 이자는 증가했음에도 예치금이자와 단기매매증권이자 등이 감소한 탓이다.
 
영업수익이 증가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데는 대손상각비의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대손상각비는 1064억원이다. 전년 동기 948억원에 비해 늘었다. 대손상각이 발생하자 충당금 전입액도 늘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상반기 102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전입했다. 지난해보다 500억원 넘게 증가한 규모다.
 
다만 대손충당금을 대규모로 쌓았음에도 대손충당금설정비율은 전년 말 대비 하락했다. 지난해 애큐온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설정비율은 4.91%에서 6개월만에 4.61%로 감소했다. 대손충당금을 더 쌓았다는 의미는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저축업권이 지난 3년간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 것도 대손충당금의 영향이 컸다. 대출을 실행하면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도 쌓아야하는데, 수익 발생 대비 대손충당금 발생 규모가 커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여신을 늘려 단기 수익성은 개선했으나, 앞으로 건전성 추이에 따라 다시 고꾸라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실적 축소, 매각가 영향 '우려'
 
애큐온저축은행 실적 축소는 매각가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애큐온저축은행은 꾸준한 여신 확대로 외형을 키웠다. 업권 속도 대비 빨라 총자산 기준 5위 저축은행에 올려둔 것도 매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권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은 인수합병시장에서 1조원 안팎으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매물로 거래되는 저축은행이 경영 개선 권고를 받는 등 부실한 곳이 대부분이라면, 애큐온은 비교적 대형 저축은행인 것이 차이점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애큐온캐피탈의 100% 자회사다. EQT파트너스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을 묶어 시장에 내놨는데, 애큐온캐피탈의 실적에 업혀가는 꼴이 됐다. 애큐온캐피탈의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한 243억원이나, 저축은행의 당기순익은 하락한 데다 수지비율도 1년 새 105.02%에서 91.72%로 하락했다.
 
건전성 부담도 여전하다. 지난해 공격적으로 늘린 대출채권의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1년 내 회수해야 하는 채권은 규모는 2조3457억원이다. 만약 이 중 회수가 미뤄진다면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모두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대손비용도 다시 확대된다는 뜻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은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중장기적 수익성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6월 말 기준 애큐온저축은행의 기업자금대출은 전체의 38.57%에 불과하다. 1년 전 41.99%보다도 더 하락한 비율이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비중을 41.24%에서 46.61%로 올렸다. 안전한 대출 등을 통해 건전성에 초점을 맞춘 자산 확대를 꾀하는 모양새다. 
 
애큐온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무분별한 자산 확대보다는 중장기 수익 개선과 리스크 선제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고, 내부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라면서 "매각가 관련 등은 주주사의 포트폴리오 기업 전략 검토 과정의 일환으로, 따로 밝힐 수 있는 내용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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