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네 번 주인 바뀐 캐리…이번엔 범롯데·한화가 인맥
적자 속 100억 유증…본업과 동떨어진 확장 논란
잦은 최대주주 변경…경영 불확실성 확대
공개 2025-08-21 18: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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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코스닥 상장사 캐리(313760)(옛 윌링스)의 최대주주가 내달 2일 드래곤인베스트조합에서 시그니엘에셋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씨그니엘에셋은 씨와이지주가 만든 신설법인이지만 범 롯데가와 한화가 인맥이 얽혀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IB토마토>는 20일 씨와이지주 소재지를 방문했지만 관계자를 만날 수 없었다. (사진=IB토마토)
 
최대주주 시그니엘에셋, 범 롯데가와 한화가 인사 참여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캐리는 최근 1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제3자 배정대상자는 올해 신설 법인 시그니엘에셋이다. 시그니엘에셋이 9월2일 납입을 마치면 캐리 지분 23.5%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등극한다. 기존 최대주주인 드래곤인베스트조합의 지분율은 6월 말 기준 21%에서 15.8%로 희석된다.  

 

시그니엘에셋은 씨와이지주가 지분 55%를 보유 중이다. 시그니엘에셋 최대주주는 씨와이지주 최강용 회장이다. 최 회장은 지난 8월12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캐리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최 회장은 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조카로 범 롯데가 인사다.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 여사의 장남이자 씨와이그룹 창업주 고 최현열 명예회장의 직계 후손이기도 하다. 현재 최 회장은 한국사이버포렌식전문가협회와 빗크몬가상자산거래소 회장을 맡고 있다.  

 

씨와이지주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하현씨는 현재 거래중지된 국보(001140)에서 최 회장과 각자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하현 이사는 지난 2019년 국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오른 뒤 2023년까지 대표를 맡았다. 자신이 거느리던 비상장사 카리스로 19억원에 국보를 인수했다고 전해진다.  

 

시그니엘에셋 2대 주주는 대부업계 거물로 알려진 서홍민 엠투엔 회장이다. 과거 신라젠 경영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엠투엔 계열사 중에는 유력대부업체로 인지도를 쌓은 리드코프가 있다. 서 회장은 한화(000880) 김승연 회장 처남으로 정재계를 아우르는 인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적자에도 무리한 자금조달…본업 무관한 신사업 '우려'

 

문제는 캐리의 이번 유상증자가 영업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진행됐다는 점이다. 캐리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39억원, 영업손실은 11.9% 증가한 25억원이다. 적자가 누적된 끝에 결손금은 2분기 말 기준 272억원까지 불어났다. 보유 현금성자산이 2분기 말 기준 6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100억원 조달은 회사 재무구조에 상당한 부담을 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리는 전력변환장치 제조업을 주력으로 해왔으나 지난해 10월 정관을 변경해 광업·커피 프랜차이즈·부동산개발업을 추가했고 올해 1월에는 의약원료 및 단백질 항체 제조업까지 사업 목적에 넣었다. 본업과 접점이 적은 업종을 잇따라 끌어들이면서 사업 다각화 명목의 무리한 확장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캐리는 최근 수년간 최대주주가 자주 바뀐 기업으로 꼽힌다. 2022년 6월 제이스코홀딩스, 2024년 4월 드림투자조합, 2025년 2월 드래곤인베스트조합에 이어 오는 9월에는 시그니엘에셋으로 최대주주가 교체될 예정이다. 불과 3년 사이 네 차례 지배주주가 교체되는 셈이다.

 

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이 본업과 큰 접점없는 신사업 추진 명목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는 향후 회사의 재무상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횡령·배임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들이 신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지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IB토마토>는 캐리 측에 최대주주 변경 관련 질의를 위해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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