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이브와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간 에스엠(SM) 인수전이 일단락되면서 세 기업 모두 라틴 아메리카, 중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특히 세 기업 경영진은 미국 외 지역에서 음악 산업을 선도하는 리더를 선정하는 빌보드 ‘2025 글로벌 파워 플레이어스’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위상을 입증했다. 하이브는 올해 현지 보이그룹을 론칭해 라틴 아메리카를 공략하고, SM은 2대 주주로 올라선 텐센트와 협력해 중국 현지 아이돌 데뷔를 추진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카카오 역시 SM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주요 아티스트들의 유럽 월드투어를 확대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갈 전략이다. <IB토마토>는 세 기업의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과 향후 확장 가능성을 집중 조명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하이브(352820)가 보유했던 SM 주식을 최근 텐센트로 넘긴 가운데 올해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 하이브는 최근까지 아시아와 북미에서 매출이 성장했으나
라틴을 포함한 기타지역에서는 성과가 아쉬운 편이었다
. 이에 하이브는 글로벌 리더십 사업 전략 '하이브 2.0'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올해 멕시코 현지 보이 밴드와 남자 아이돌 등을 론칭해 라틴아메리카 음악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 네 번째 현지 법인으로 하이브 차이나를 설립한 가운데 기존 소속 가수들을 위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에스엠 지분 처분한 배경? 글로벌 시장 확대로 성장 동력 확보
5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브는 보유했던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주식 221만2237주를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 홍콩 법인에 최근 매각했다. 해당 주식은 지난달 30일 장 종료 후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주당 가격은 11만원으로 처분 금액은 2433억원에 달한다.
하이브는 비즈니스 선택과 집중을 위해 비핵심 자산을 정리했다는 입장이다. 확보된 재원은 향후 성장동력 확보에 활용할 예정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유동비율은 217.92%로 우수한 편이지만, 올해부터 하이브 라틴아메리카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중국 법인을 신설한 가운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보다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해 8월 ‘하이브 2.0’을 신성장 전략으로 발표하고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을 예고했다. 이를 위해 일본, 미국, 라틴 아메리카 등 지역별 주요 거점에 해외 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특히 ‘하이브 뮤직그룹(APAC: HYBE MUSIC GROUP APAC)’을 신설해 국내와 일본 멀티레이블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향후 중장기 신사업 전략으로 '하이브 2.0'을 발표한 바 있다"라며 "하이브는 미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글로벌 확장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북미는 이미 성장 가도…라틴으로 현지화 전략 본격화
실제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통한 외형 확대는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해까지 아시아와 북미를 중심으로 수출 매출이 성장한 가운데 올해는 다소 아쉬웠던 기타국가 매출 확대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이브 라틴아메리카 설립 이후 올해 본격적으로 현지 보이그룹을 론칭하고, 네 번째 해외법인 하이브 차이나도 설립하는 등 글로벌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국내 매출과 아시아 매출은 50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2023년 국내 매출과 아시아 매출이 7000억원대를 기록하면서 하이브 전체 매출은 2022년 1조7762억원에서 2023년 2조1781억원으로 증가해 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국내 매출이 7591억원으로 전년(2023년) 7883억원보다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매출이 지난해 836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매출 규모는 2조2556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1분기에는 북미 지역 매출 성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분기 북미 매출은 718억원으로 매출 비중은 19.89%에 머물렀지만, 올해 1분기 북미 매출은 1333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비중은 26.62%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은 올해 1분기 500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3609억원보다 38.71% 신장했다.
이처럼 아시아와 북미 지역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것은 현지 아티스트를 론칭한 전략이 통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법인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의 경우 보이그룹 앤팀(&TEAM)을 지난 2022년 12월 론칭했다. 오는 11일에는 일본 현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하이브 제이팝(J-POP) 보이그룹 아오엔(aoen)이 데뷔할 예정이다. 하이브 아메리카의 경우 게펜 레코드와 협업해 지난해 6월 미국 현지화 걸그룹 캣츠아이를 선보인 바 있다.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 남자 아이돌 그룹 프로젝트에 합류한 멘토 (왼쪽부터) 폴 베커 외 4인 (사진=하이브)
반면, 라틴과 유럽 등을 포함한 기타국가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8.44%에 불과했다. 매출 비중은 지난해 1분기 6.97%와 비교하면 상승했지만 아직 매출 규모는 아쉬운 편이다. 올해 1분기 기타국가 매출은 422억원으로 아시아(1821억원), 북미(1333억원)과 비교해 과소한 만큼 하이브는 올해 라틴아메리카 음악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전망이다.
지난 2023년 세 번째 현지 법인으로 하이브 라틴아메리카를 설립하고, 현지에서 레코딩·음원 퍼블리싱 등을 운영해 온 엑자일 뮤직을 인수하며 초석을 다진 가운데 올해는 현지 그룹 론칭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오는 8일(미국 현지시간 기준) NBC유니버설 산하 스페인어 방송사 텔레문도에서 멕시코 보이 밴드를 뽑는 경연 프로그램을 첫 방영한다. 지난달 15일부터 차세대 남자 아이돌 그룹 멤버를 발탁하는 리얼리티 시리즈 촬영도 개시했다.
아울러 하이브는 지난 4월 네 번째 해외 법인으로 중국 베이징에 하이브 차이나를 설립했다. 아시아 매출은 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와 지역이 포함되기 때문에 중국 관련 매출이 늘어날 경우 아시아 매출도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하이브 차이나의 경우 타 해외 법인들과 같이 현지화 아티스트를 선보이기보다는 당분간 기존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의 중국 내 활동을 돕기 위한 역할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별도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현지 신임팀 데뷔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난해부터 법인 설립을 준비한 끝에 하이브 차이나를 설립했다"라며 "하이브 차이나는 앞으로 하이브 뮤직그룹 아티스트들의 현지 활동 지원 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