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솔루션 2783억원 대규모 유증 발표 후 LS전선 참여 여부 관심지분율 66.75%에 달해 배정 물량 소화할 경우 1860억원 필요보유 현금 1844억원 보다 높아 추가 차입 필요하지만…현재도 차입 '부담'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LS전선이 자회사
LS마린솔루션(060370) 유상증자에 온전히 참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분율이 높아 배정 물량을 전부 인수할 경우 보유 현금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LS전선은 현재 차입금의존도 역시 높아 추가 차입에 대한 부담도 상당하다. LS전선이 자금 부담으로 배정 물량을 전부 소화하지 못할 경우 LS마린솔루션 유상증자 흥행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이에 LS전선은 1차 발행가를 확인하고, 유상증자 참여 여부와 인수 규모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LS마린솔루션)
유상증자 부정적 인식 확산…최대주주 참여 ‘관건’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전선의 자회사 LS마린솔루션은 2783억원(1957만주)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기존 발행주식총수(3266만8854주)의 60%에 달하는 물량이다. 여기에 올해 1분기 말 기준 LS마린솔루션의 별도기준 자산총계(2604억원)를 뛰어 넘는 유상증자 규모로 주주의 지분 가치 희석 우려를 낳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1만톤급 이상의 대형 CLV(해저 케이블 포설선) 건조에 유상증자 자금 전액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시장의 상황을 살펴보면 유상증자에 대한 주주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주주는 지분 희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주주가 지분율을 유지하려면 증자에 참여해야 하는데 이는 자금 부담으로 이어진다. LS마린솔루션의 유상증자에 대한 주주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신주 발행도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60%에 달해 개별 주주의 증자 부담도 크다. 그렇다고 LS전선이 증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당장의 실익도 적다.
LS마린솔루션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LS전선이 배정 물량의 100%를 인수한다고 가정해도 지분율은 1.07%포인트 상승에 그친다. 이미 LS전선의 LS마린솔루션 지분율이 66.75%에 달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지분율을 높일 동기가 적다.
다만, 앞서 결정된 다른 회사의 유상증자 사례를 살펴보면 유상증자에 대한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 최대주주가 적극적으로 증자에 참여하는 모습이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던
삼성SDI(006400)나
포스코퓨처엠(003670)은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 희석 논란에 직면한 바 있다.
각 회사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005930)와 포스코홀딩스(
POSCO홀딩스(005490))는 배정 지분 100%를 모두 인수해 시장과 신뢰를 구축하는데 공을 들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배정물량의 120%를 청약해 삼성SDI의 유상증자를 흥행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포스코퓨처엠의 유상증자는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유증 자금 부담…유증 참여 여부 ‘미정’
LS전선이 유상증자 배정 물량의 100%를 인수한다면 부담하는 금액은 1860억원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총계(5조7803억원)를 고려했을 때 출자금 규모는 크지 않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말 기준 LS전선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844억원으로 필요한 유증 대금보다 적은 규모다. 이에 증자 대금을 보유 현금성 자산으로 충당하기엔 부족하다.
현금흐름을 활용해 3개월가량 남은 납입일(8월12일 예정)까지 외부조달 없이 증자 대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1분기 LS전선의 당기순이익은 3689억원에 달했으나, 이는 지난해 계열사 정리에 따른 중단영업이익 발생 효과로 파악된다. 이에 당기순이익 규모는 컸으나, 실질적인 현금 확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올해 1분기 LS전선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213억원 유출이 나타났다.
이에 자회사의 유상증자를 흥행시키려면 추가 외부 자금 부담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S전선이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지는 현재 미지수다. 현재 LS전선 역시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편 LS전선의 차입금의존도가 안정권을 넘어선 점도 부담이 된다. LS전선의 올해 1분기 차입금의존도는 34.6%에 달했다. 차입금의 다수는 기업 어음 등 만기가 3개월 이내인 초단기 자금이다. 이러한 어음 차입금은 차환으로 만기가 연장되는 모습이라 차입금 부담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증을 위해 추가 재원을 마련할 경우 차입금의존도가 더 상승할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LS전선이 조달한 기업어음 만기 규모는 5월 6200억원, 6월 5700억원, 7월 1900억원이다. 납입일 이전 1조3000억원이 넘는 기업 어음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다.
LS전선 측은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LS전선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6월로 예정된 1차 신주발행가액 결정일쯤 LS전선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