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강원 삼척서 그린수소·수소화합물 플랜트 조성중동·호주서 다수 프로젝트 추진…오만·사우디·UAE 사업 '주목'호주 프로젝트 파트너사 법정관리는 '변수'
건설경기 침체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주요 건설사 간 먹거리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에너지사업 진출이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에너지 플랜트 사업 수주 시 단순 시공 역할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직접 개발에 나서거나 금융을 주선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에너지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건설사들의 사업 현황과 계획을 점검하고, 이러한 변화가 재무적 여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 일환으로 에너지 사업을 점찍었다. 회사는 올해부터 수소 발전 프로젝트 개발에 집중해 ‘토탈 에너지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삼성물산이 경북 김천시에 조성 중인 그린수소 생산기지 조감도.(사진=삼성물산)
2025년 수소 사업 본격 진출…‘EPC 역량’ 결집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달 진행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수소 발전·관련 부대사업’을 신사업으로 정관에 추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그간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번 수소 관련 사업의 정관 추가로 해당 분야 사업 발굴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3년 김천시,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경북 김천시에 그린수소 생산시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김천시 소재 태양광 발전소와 연계해 하루 0.6t 규모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당초 2024년 12월까지 생산시설 구축을 완료하고, 2025년 1월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인·허가 등에 시일이 걸리면서 착공이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착공 지연에 따른 준공 일정과 그린수소 생산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인·허가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서 당초 예정보다 준공 시점이 늦어지고 있지만, 현재는 공사가 원활히 진행 중”이라며 “당사가 설계·조달·시공(EPC)을 모두 맡았고, 운영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건설사가 EPC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면 단순 도급 공사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 설계 최적화와 조달 구조 다변화, 이에 따른 공사비 절감으로 수익성이 상승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한국남부발전으로부터 강원도 삼척시 삼척종합발전부지에 수소화합물을 저장·하역·송출할 수 있는 삼척 암모니아 터미널 프로젝트를 1288억원에 수주해 오는 2027년 7월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이 공사 역시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EPC를 일괄 수행하고 있다.
중동·호주서 해외 수소 발전사업 집중
글로벌 건설시장에서는 중동지역과 호주에 수소 발전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해당 사업의 경우 공사의 발주·수주로 이뤄지는 일반적인 도급 사업과 달리 해당 국가들의 정부, 투자부 등과 장기간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사업권을 획득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현재는 삼성물산이 주요 국가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구체화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2021년 사우디, 2022년 UAE에서 각각 수소 발전 사업권을 따낸 바 있다. 또한 지난 2023년에는 오만의 국영 수소기업 하이드롬과 함께 ‘살랄라 H2 그린암모니아 프로젝트’에 대한 사업 개발·토지 사용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들 사업은 사전 타당성 조사와 기본 설계 등을 거쳐 착공될 예정이다.
회사는 호주에서도 △브리즈번 그린수소 생산시설 프로젝트 △애로우스미스 그린수소 플랜트 프로젝트(이하 애로우스미스) △노샘 그린수소 플랜트 시범사업(이하 노샘)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최근 호주 프로젝트 추진에 변수가 발생했다. 애로우스미스와 노샘 프로젝트의 파트너사(社)인 IGE(Infinite Green Energy)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탓이다. 이들 사업은 모두 서호주 지역에서 추진되는데, 애로우스미스 사업 추진을 위한 시범사업이 노샘 프로젝트다. 다만 IGE의 법정관리 돌입이 두 사업 추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파트너사의 법정관리 돌입은 사실이나, 해당 사업들의 무산 여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면서 “호주에서 수소 관련 많은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