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크레딧포럼)트럼프 2기, 기업신용도 '흔들'…변화 속 기회 찾기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서 개최
불확실성 커진 경제 환경 속 신용위험 전망
보호무역 영향 불가피…"그래도 기회는 있다"
공개 2025-03-26 16: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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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홍준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집권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신용도와 자금 조달 환경에 변화의 바람이 감지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관세 부과와 공급망 재편이 국내 기업에 위협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IB토마토>는 기업들이 신용 리스크를 관리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방안을 모색했다.
 
<IB토마토>는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트럼프 2기 리스크와 기회…기업 신용도의 새로운 판도’라는 주제로 <2025 크레딧 포럼>을 개최했다. 
 
김선영 IB토마토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진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기업 신용도가 맞이할 새로운 판도를 조망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라며 포럼의 취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며 글로벌 무역 질서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라며 “이번 포럼이 국내 기업 신용등급과 자금 조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리스크를 점검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과 김남근 의원은 이날 정·재계와 학계가 힘을 모아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크레딧포럼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금리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도출되길 바란다”며 “학계와 업계의 주요 관심사와 정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의정활동에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의원은 “70년대 오일 쇼크 당시 중동 건설시장 진출로 경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98년 외환위기 때도 국민들의 단합으로 IMF를 조기 졸업했다”며 “(위기를) 잘 돌파해 나갈 수 있는 국민적인 단결력과 정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김선영 IB토마토 대표가 26일 콘레드호텔에서 진행된 <2025 크레딧포럼>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사진=IB토마토)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김정호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을 조명했다.
 
김 교수는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타격을 우려하면서도 ‘변화 속 기회’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푸틴, 시진핑이 주도하는 신제국주의 시대에 각국은 경제·지정학적 이익을 극대화하려 경쟁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IMF나 세계은행 지원을 축소하거나 탈퇴하면 신흥국 경제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국의 주요 리스크로 ▲수출 둔화 ▲인재·자본 유출 ▲내수 위축 ▲원화 가치 하락을 꼽았다. 반면 이같은 환경에서 한국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분야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인해 한국의 조선, 방산, 바이오,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며 현대차(005380),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미국 시장 확대를 사례로 들었다.
 
또한 "한국의 인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것은 인재 유출이 아닌 기회”라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도 출신 CEO들이 성공한 것처럼, 한국도 글로벌 경제 질서 변화 속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B토마토가 개최한 <2025 크레딧포럼> 현장 (사진=IB토마토)
 
첫 번째 세션에서는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크레딧전문위원이 크레딧 시장과 기업 신용등급을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제조업 재건이 목표로 철강·자동차·반도체 업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라면서 “글로벌 관세 전쟁이 심화되고 무역량이 감소하면서 세계 경제 침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관세 부담이 큰 업종은 신용등급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지만, 대응 방안을 마련할 시간이 충분하다"라며 "국내 주요 기업은 이를 감내할 재무 여력도 갖추고 있어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평가기준실장은 두 번째 세션을 맡아 산업별 신용등급에 대해 소개했다.
 
김 실장은 “트럼프 2기는 무역장벽을 강화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축소할 가능성이 커 국내 기업의 미국 투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업계는 관세로 타격을 받겠지만, 조선업은 수혜 업종”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 등으로 신용등급의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거시경기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식과 올해 산업계의 실적이 밀접한 연관성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 이사는 마지막 세션에서 기업 신용위기 대응전략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 신성장 동력 발굴, 사모펀드 네트워크 확대 등을 꼽았다.
 
황 이사는 “증권사는 부동산 관련 사업 비중을 줄이고 기업금융 등 전통 IB 부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신용위기 대응 전략으로는 기업들의 포트폴리오 재편, 본원적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 확장,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이 강조된다”고 했다.
 
이어 “최근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대기업의 31%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건설과 철강 업종의 자금난이 가장 심각하다”라며 “사모펀드와 대출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이날 포럼 참여자들은 대체적으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시작되면서 급변하는 환경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 연구위원은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변화에 대한 개론을 넘어 각론까지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라며 “각계 전문가를 통해 산업별 영향과 대응전략을 세부적으로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엄세원 삼성증권(016360) 실장은 “구체적인 사례를 예시로 들었던 기조연설과 각 업종에 대한 분석적이면서도 전체 흐름을 짚어주는 세션별 진행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출범에 따른 영향을 되짚어보게 됐다”라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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