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인수금융 키워 초대형IB 노린다
금융기관 제제, 경고로 마무리…강성묵 2기 첫 위기 넘겨
인수금융으로 투자금융 확대, 수익 다각화로 초대형 IB 발판
공개 2025-02-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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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하나증권이 초대형IB 도약 준비에 나선다. 국내 증권사들의 랩·신탁 돌려막기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수위가 낮아지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이에 앞서 전통IB 강화로 체질을 개선한 강성묵 대표의 연임이 성공하고 실적 개선도 이뤄내면서 기초도 다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인수금융 부문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내는 등 전사적 지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위기 넘긴 하나증권, 강성묵 호 시즌2 '청신호'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제3차 정례회의를 열고 채권형 랩·신탁 운용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에 대한 기관 제재를 확정했다. 이날 제재를 받은 9곳의 증권사 중 하나증권은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037620)·NH투자증권(005940)·KB증권·유진투자증권(001200)·유안타증권과 함께 기관 경고를 받았다.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 (사진=IB토마토)
 
금융당국의 기관 제재는 △기관주의 △기관경고 △시정명령 △영업정지 △등록·인가 취소 순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된다. 하지만 영업정지는 면해 하나증권은 올해 사업추진에서의 제약이나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금융위원회의 제재 조치가 마무리되면서 올해 임기 2기를 시작하는 강성묵 호의 하나증권은 한차례 고비를 넘겼다. 지난해 말 하나금융지주는 강 대표의 연임을 확정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사진=하나증권)
 
강 대표 연임은 취임 이후 진행해온 하나증권의 전통 IB 강화를 통한 체질 개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기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대체투자에 치중된 IB 사업의 중심을 이동하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채권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 등 전통 IB만을 취급하는 IB1부문을 별도로 개설했다. 그리고 삼성증권(016360) 등으로부터 기업금융 전문가들도 활발히 영입해 사업 근간을 재편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회사채 주관실적은 1조581억원, 인수실적은 2조9578억원을 기록해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렸다. 기업공개(IPO)에선 중소형 IPO 위주에서 대형주 인수 주관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 실적을 쌓았다.
 
체질 개선 결과는 취임 2년차인 지난해 열매를 맺었다. 하나증권은 2023년 2924억원 순손실에서 2024년 순이익 2251억원으로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나금융지주 전체 연결기준 순이익의 6%를 차지해 하나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에서 순이익 비중이 가장 컸다. 
 
IB 부문 역량 강화로 초대형IB 정조준
 
체질 개선에 성공한 강성묵 2기 체제는 이제 다시 수익 다각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증권의 작년 조직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임기 1기 시기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평가받던 IB2부문 강화다.
 
 
하나증권은 IB2부문 산하 투자금융본부를 기존 2실체제에서 4실체제로 확대 개편했다. IB2 부문 목표 매출액도 2100억원으로 책정됐다. IB1부문의 올해 목표 매출액이 300억원 수준임을 가만하면 무려 7배가 넘는다.
 
기존 하나증권의 투자금융본부는 보조적인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23년 하나증권은 IB2부문을 신설하면서 투자금융본부는 부동산금융 조직과 함께 묶였다. 부동산금융과 연관 있어서라기 보다는 당시 비주력 사업부문을 통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해 영풍정밀(036560)의 공개매수를 투자금융본부가 유치하면서 단숨에 하나증권 IB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하나증권은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 측에서 영풍정밀 발행주식 25%인 393만7500주를 공개 매수하는 딜을 대표 주관했다. 주당 매입 가격은 3만원으로 MBK파트너스의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제시한 2만5000원보다 높게 책정됐다.
 
당시 경영권 분쟁은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 어느 한쪽도 쉽게 승리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증권은 최대 매수 목표로 제시한 551만2500주 중 549만2083주(99.6%)를 매입, 고려아연 쪽에 힘을 실어줬다.
 
하나증권은 인수 투입비용 1181억원 중 881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제공했다. 만기는 6개월, 최소 고정금리는 5.7% 조건이다. 이에 따라 하나증권은 공개매수 주관을 통해 9900만원 기본 수수료와 25억원 규모의 이자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이 상환을 연장한다면 연간 67억원까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올해 하나증권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SV인베스트먼트의 리파이낸싱에도 참여할 전망이다. SV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자동차 부품사 BMC의 자본조달 구조 변경에 참여 하는 것으로 규모는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수익성 다각화에 나선 하나증권의 남은 목표는 초대형 IB 진출이다. 강 대표도 올해 주요 과제로 초대형IB 인가를 꼽은 만큼 심사 준비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초대형IB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라면 신청 가능하다. 신용공여한도가 자기자본 대비 200%까지 늘어나고, 발행어음업 사업도 진출할 수 있다. 국내 모든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늘리는 이유기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미래에셋증권(037620)NH투자증권(005940),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다섯곳이 전부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자기자본 5조9792억원으로 2023년 이미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투자금융 조직 확대를 통해 인수금융 부문에 대한 시장경쟁력을 강화하고 인수금융 딜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것"이라며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성과를 만들어가겠다"라고 설명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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