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한화솔루션(009830)이 자회사인 에이치앤지케미칼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해당 기업은 에틸렌초산비닐 공중합체(EVA)가 주력 제품이다. EVA는 태양광 모듈 등에 쓰이는 고부가가치 소재다. 저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밀려 실적 악화를 경험한 한화솔루션이 자회사를 통해 직접 개발에 나서는 것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북미시장 확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에이치앤지케미칼의 총 262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출자일은 오는 24일이며 인수 주식수는 총 26만1732주다.
에이치앤지케미칼은 여수산업단지에 위치한 EVA 생산 기업이다. 지난 2022년 한화솔루션과 GS에너지가 총 5900억원을 투자해 설립했고 한화솔루션이 전체 지분의 51%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치앤지케미칼은 여수산단 내 30만t 규모 EVA 생산 공장을 착공할 예정으로 올 하반기 상업 가동이 목표다.
EVA는 에틸렌(Ethylene)과 초산비닐 아세테이트(Vinyl Acetate)가 결합된 복합 소재다. EVA는 제품의 유연성, 보온성, 충격흡수성이 뛰어나 주로 태양전지 패널용 필름, 신발용 발포제, 전선용 접착제의 생산 원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아직 중국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낮다는 점도 한화솔루션이 EVA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EVA의 세계 시장의 점유율 35%는 미국 업체가 갖고 있다. 기업별 점유율 순위에선 듀폰사가 1위, 뒤를 이어 엑손모빌과 네덜란드의 LyondellBasell사가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는 5위다.
(사진=한화솔루션)
해당 사업분야가 한화솔루션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과 깊게 연관된 점도 투자 이유로 해석된다. EVA는 현재 태양전지(47%), 전선·케이블(24%), 섬유·신발(14%) 등에 사용된다. 저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밀려 실적 악화를 경험한 한화솔루션 입장에선 소재 국산화와 고부가가치 시장 선점을 노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태양광 패널 수요의 증가도 한몫했다. 미국 등 북미시장에서 EVA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한편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안 강화가 한화솔루션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5년도 북미와 유럽 지역 내 태양광 모듈 재고 감소로 유의미한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며 “이어 국내 생산품 가산점(DCA) 신규 지침 요건으로 북미 현지 생산 거점을 보유한 국내 기업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