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HL만도(204320)가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내수 자동차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전장부품 판매 확대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호조가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 연구개발 및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하면서 미래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수익성 개선과 함께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사진=HL만도)
13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HL만도는 외형성장 및 영업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으로 인한 성장세 둔화, 내수 완성차 시장 위축에도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판매량이 양호한 수준을 보였고,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고부가 전장부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6조4264억원을 기록했다.
인건비 및 연구개발비 증가 부담이 지속됐지만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인한 제품 믹스 개선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인도, 폴란드 등 해외법인 실적 호조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3.9%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성장했다. 지난해 잠정실적 기준 매출액 8조8482억원, 영업이익 3603억원으로 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4932억원의 EBITDA를 기록하는 우수한 영업현금창출력에도 비교적 채권회수기일이 장기인 중국 완성차 업체향 매출이 늘었고, 환율이 상승하면서 운전자본 투자가 확대됐다. 또 수주 대응을 위한 생산설비 확충,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등 자본적지출(CAPEX) 투자와 배당금 지급 부담으로 잉여현금흐름(FCF)은 42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자세히 뜯어보면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인수, 판교 신사옥 및 폴란드 제2공장 건설, HL클레무브 멕시코 및 중국 공장 설립, 신제품 연구개발 등에 따른 자금소요로 2020년 말 1.7조원대였던 총차입금이 2021년 이후 2.1조원 내외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만도브로제 연결 편입(지난해 40% 지분 추가 취득 218억원) 효과도 더해지면서 지난해 3분기 차입금 규모는 1.7조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외형 확대와 순이익 창출 등에 따른 자본 확충으로 2023년 말 각각 166.8%, 34.3%였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3분기 166.4%, 34.4%를 기록하면서 2023년과 비슷한 수준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김경률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HL만도는 지난해에도 생산능력(CAPA) 확보 및 라인 변경, 연구개발 등으로 3500억원 가량의 CAPEX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자체 영업창출현금으로 투자부담 상당 부분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한편 HL만도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60조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17.6조원 규모의 신규 수주에 ADAS를 포함한 전장부품 비중이 75% 내외를 차지하는 등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은 제품의 수주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수익성 개선을 동반한 외형 성장이 예상된다.
ADAS 제품이 현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지만, 제품의 마진율이 섀시제품 대비 우수한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ADAS 매출 비중이 확대할 경우 전사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김경률 책임연구원은 “ADAS는 초기 개발비 부담이 높은 수준이지만, 상용화 이후에는 추가 투자부담이 낮아 이익기여도가 높은 제품으로서 지속적인 수주 확보와 양산이 이뤄질 경우 매출 성장 및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