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 적자 속 아워홈 인수 강행…8700억 자금 조달 어떻게
인수 대금 8700억원 규모…2500억원은 자체 자금 마련
현금성자산 보유 1405억원 불과해 자체 자금 마련도 힘들어
영업이익 축소에 인수 부담 확대…급식사업 매각 후 5년 만에 '재도전'
공개 2025-02-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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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워홈을 인수하면서 급식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양수금액이 8700억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화호텔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기타금융자산을 포함해 1405억원 규모에 불과해 인수 자금 마련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화호텔은 지난 2023년부터 당기순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업체 측은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해 자금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 가을 전경.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인수대금이 현금성자산의 6배 규모…재무부담 심화 우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아워홈 지분 58.62%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구본성 부회장(38.56%)과 구미현 회장 및 자녀들(20.06%)이 보유한 지분으로, 양수금액은 총 8695억원에 이른다. 오는 4월29일 구 부회장이 소유한 주식 8.0%를 제외한 지분 50.62%를 7508억원에 매입한 이후 남은 구 부회장 지분 8.0%는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2년 이내 인수목적법인 또는 인수목적법인이 지정하는 제3자를 통해 동일 조건으로 1187억원에 매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화호텔은 우선 인수목적법인에 25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나머지 인수대금은 재무적투자자인 IMM크레딧솔루션과 협의를 통해 출자금을 정하고, 특수목적법인(SPC) 자체 인수금융 차입을 통해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는 한화호텔의 현금 곳간 사정이 넉넉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294억원에 불과했다. 기타 금융자산을 포함해도 1405억원에 그친다. 이는 8700억원에 육박하는 인수대금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낮은 현금성자산과 영업창출력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재무부담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75억원으로 직전년도 동기(221억원) 대비 20.99% 감소했다. 특히 원가율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판관비율이 11.27%에서 12.46%로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3.20%로 줄었다. 직전년도 동기(4.09%) 대비 0.89%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3분기 한화호텔 부채비율 역시 178.92%로 낮지 않은 수준이다. 같은기간 이자비용은 112억원으로 영업이익에서 이자비용을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1.6배로 계산됐다. 직전년도 동기 1.8배 대비 소폭 줄어든 수치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으로 줄어들 경우 한 해 번 돈으로 이자비용 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10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지난 2023년에는 당기순적자로 다시 전환했다. 2022년 328억원을 기록하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23년 43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에는 직전년도 동기(117억원 손실) 대비 적자 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1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3분기 말 누적 결손금도 1490억원이 쌓였다.
 
다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재무적 투자자의 출자금과 인수금융을 통해 매매대금을 조달할 예정"이라며 "차입금 등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실적 악화로 접었던 급식사업…아워홈과 시너지 낼까
 
한화호텔은 이번 인수를 통해 F&B 사업부문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화호텔은 지난 2020년 FC부문 사업이던 식자재 유통·급식사업을 단순물적분할 매각한 바 있다. 당시 한화호텔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식자재 유통과 급식사업 부문을 분할하고, 2020년 2월13일 원플러스에게 급식사업 부문을 거래대금 1000억원에 전부 매각했다.
 
매각 배경에는 실적 악화가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보인다. 매각 또는 분할되는 사업부문에서 발생하는 손익을 나타내는 중단사업 손실은 2018년까지 48억원 흑자를 기록했으나, 2019년 10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2020년에도 84억원 적자가 지속됐다. 이에 따라 당기순손익도 2018년 107억원, 2019년 1524억원, 2020년 1387억원으로 증감을 반복했다.
 
이에 급식사업에서 고배를 마셨던 한화호텔이 아워홈 인수로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아워홈은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 이후 빠른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2020년 1조6253억원까지 떨어졌던 매출액은 2021년 1조7408억원, 2022년 1조8354억원 2023년 1조9835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 93억원 손실을 보였던 영업이익 역시 2021년 257억원, 2022년 537억원으로 급격하게 확대됐다. 2023년에는 9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영업이익률이 4.75%로 개선됐다.
 
이 같은 수익성 개선에는 물류 자동화와 로스율 절감 등 운영효율화 등이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자동화시스템 적용을 통해 식재료 등 원재료값을 절감한 영향이다. 
 
이주원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리조트와 호텔사업에 집중돼 있는 사업포트폴리오가 인수를 통해 급식·식자재 유통업으로 다각화될 수 있다"라며 "기존의 호텔·리조트사업과 푸드테크 사업 등과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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