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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바이오메드, 영구채 발행 통한 인수합병 사례
청계 인수 목적으로 100억원 영구채 발행
유동성 확보·자본잠식 해소 등 이점 있어
공개 2024-12-30 15:38:18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15:3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체외 진단 전문 기업인 미코바이오메드(214610)가 영구사채 발행을 통한 타법인 주식 취득에 나섰다.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미코바이오메드는 영구사채 발행으로 당장의 자금 유출 없이 피인수 기업인 청계의 지분을 획득하게 된다. 특히 이번 제8회차 영구사채는 30년 만기에 이자율도 적용되지 않아 영구사채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다.
 
(사진=미코바이오메드)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코바이오메드가 100억원 규모의 제8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채 만기일은 오는 2054년 12월27일이다.
 
제8회차 영구사채는 타법인 증권 취득을 위해 발행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조달한 자금을 주식회사 청계의 지분 취득에 사용한다. 인수인은 청계의 기존 주주인 김철중·박철서·배충훈·피에스제이에듀 등 4인이다.
 
이번 영구사채는 청계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주식 인수대금과 전환사채 납입대금을 상계 처리한다. 즉, 제8회차 영구사채에 대해 인수인 4인은 향후 영구사채에 대한 주식 전환 등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며, 미코바이오메드는 당장의 자금 유출 없이 청계의 지분을 취득하게 된다.
 
주목할 점은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다. 통상 영구사채는 원금상환보다 이자 지급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이에 높은 이자율을 책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제8회차 영구사채의 이자율은 모두 0%로 설정돼 있어, 이자 지급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이외에도 미코바이오메드 입장에서는 다양한 이점이 있다. 먼저 당장 현금 유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서 미코바이오메드는 유동성 난항을 겪고 있었다. 올해 3분기말 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3억원에 그친다. 1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유치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이점은 영구사채는 본래 부채라는 성격을 갖지만, 기업회계에서 상환의무 기준에 따라 자본으로 분류한다는 점이다. 영구사채는 향후 일정 조건이 갖춰지면 인수인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발행기업은 영구사채 발행으로 자본 확충을 이룰 수 있어 재무부담을 덜 수 있다.
 
영구사채 발행을 통해 자본잠식도 어느 정도 해결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미코바이오메드는 자본총계(174억원)가 자본금(218억원)을 하회하는 자본잠식 상태다. 영구사채 100억원이 자본으로 분류되면 자본총계는 2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단순 계산된다.
 
이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보니 최근 다수의 기업들이 영구사채 발행에 나섰다. 유사한 업계에 있는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338220)는 이달 237억원 규모의 제3회차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앞서 뷰노는 관리종목 지정 요건 중 하나인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비율 50% 이상' 요건에 해당될 위험에 직면한 바 있다. 올해 3분기말 기준으로도 법차손(99억원)이 자본총계(62억원)를 넘어선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영구사채 발행을 통해 자본총계를 늘려 법차손 요건을 해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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