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 채권 유동화로 잠시 숨통…차입금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
구매 대금 매출채권 유동화로 지출 기한 연장 효과
차입금 증가 속도 빨라 카드 유동화 효과적어
기존 자회사 수익성 악화…신사업 높은 수익성 창출
공개 2024-12-3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17:1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신한카드가 대동(000490)의 매출채권을 유동화하면서 대동이 결제 기한 연장 등 유동성 관리를 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기업이 구매전용 카드 등으로 거래하면 카드사는 기업에 대해 매출채권이 발생한다. 카드사가 해당 매출채권을 유동화하면 기업은 결제 기한 연장 효과를 얻게 되며 자금 지출을 관리할 수 있다. 다만, 대동의 차입금 증가 속도가 빨라 유동성 관리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입금 문제가 과중해지면서 대동의 신사업이 빠른 시일 내에 성과가 나야 유동성 관리도 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동의 신사업은 올해 3분기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대동 스마트 트랙터(사진=대동)
 
가파른 차입 증가 속도에 유동화 효과 저하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월과 11월 신한카드는 대동의 구매전용카드에서 발생한 각각 150억원의 기업 구매 대금 매출채권을 유동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동은 총 300억원의 유동화 관리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구매 대금 매출채권 유동화는 기업의 직접 자금 조달이 아니기 때문에 현금 확충 효과는 없지만, 현금 지출 시기를 늦춰 유동성 관리를 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는 구매 자금 매출채권 유동화의 절차를 보면 알 수 있다. 기업이 구매전용카드로 거래하면 카드사는 기업에 대해 매출채권이 발생한다. 카드사는 유동화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해당 매출채권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SPC는 유동화 증권을 발행한다. 카드사가 유동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동의가 요구되고, 해당 과정에서 결제 대금 연장이 이뤄진다. 이에 기업은 결제일을 늦춰 유동성을 관리하고 재무 부담도 조절할 수 있다. 나중에 기업이 카드사에 카드 대금을 지급하면 해당 결제 대금은 유동화 증권 상환에 사용된다.
 
다만, 대동은 차입금 증가 속도가 빠르고, 전체 차입금에 비해 유동화 규모가 전체 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매출채권 유동화에도 불구하고 재무 부담 감소 효과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기준 총차입금 대비 10~11월 구매 대금 매출채권 유동화 규모는 2.8%에 불과했다. 아울러 구매대금 매출채권 유동화는 결제 기한 연장 등 조치에 그치기 때문에 유동성 관리 효과는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효과가 적다.
 
대동은 올해 3분기 기준 총차입금(회사채 포함)이 1조86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대동의 총차입금은 8138억원이었는데 3분기 사이 2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은 2022년 총차입금(6163억원) 대비 32%에 늘었다. 이에 올해 3분기 차입금 의존도도 46.6%에 달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동의 차입금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 16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대동의 회사채 등급 전망을 BBB+(안정)에서 BBB+(부정)으로 하향 조정하며 내수 농기계 시장의 경쟁 심화와 신사업 진출에 따른 투자 부담 등을 전망 하향 원인으로 꼽았다.
 
대동 측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카드 유동화를 통해 협력사들도 조기에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등 이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플랫폼 등 신사업높은 수익성 기대
 
대동이 유동성 관리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신사업 및 기존 사업의 수익성 강화를 통한 유동성 확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동의 신사업 투자자금 소요 증가 등을 주요 모니터링 대상으로 꼽았다. 이는 향후 대동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신사업 성과가 대동의 유동성 문제를 완화할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 3분기 기준 규모가 큰 자회사들을 중심으로 실적이 저하된 모습이 관찰된다. 전동 모빌리티 제조사 대동모빌리티의 영업손실은 올해 3분기 기준 115억원으로 지난해(72억원)에서 59.7% 늘었다. 부품 제조 사업을 하는 대동기어(008830)도 농기계 시장의 위축에 따라 올해 3분기 32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이며 지난해(59억원)보다 수익성이 줄었다.
 
다만, 해외 사업과 신사업 부문에서는 수익성이 늘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산 총계 기준 최대 자회사인 대동 미국법인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1억원에서 수익성이 소폭 증가했다.
 
인공지능 농업 플랫폼 등 신사업 규모는 아직 작지만 수익성은 높다. 이에 지난 2022년 설립된 대동애그테크 및 그 종속 기업 대동에이아이랩(로봇 사업) 등이 대동 자회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대동애그테크는 올해 3분기 기준 매출 82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41.5%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 대동애그테크는 매출액 106억원, 영업손실 4억원을 보였지만 사업이 시작되자 실적이 성장했다.
 
아울러 지난 8월 450억원의 채무 보증 등 재무 지원이 이뤄진 제주대동도 올해 3분기 25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등 신사업에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제주대동은 대동의 관광 단지 신사업이다. 관련 업계는 향후 제주대동이 유동성 확보에 기여하려면 숙박시설 분양 등 부동산 사업에서 성공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대동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로봇 사업은 올해 설립되어 막 시작 단계인 까닭에 신사업은 인공지능 플랫폼 등 소프트웨어 사업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해당 사업은 프로젝트성 업무 중심이라 수주가 들어오면서 수익성이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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