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국내 방산과 철도산업의 대표주자인
현대로템(064350)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K-2 전차의 폴란드 수출 성공은 단순한 매출 증가를 넘어, 한국 방산 기술의 국제적 신뢰도를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동시에 철도·에코플랜트 등 비방산부문에서도 꾸준한 실적 개선을 이루며, 다각화된 사업 구조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현대로템)
18일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방산 수출 확대에 힘입어 영업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전사 매출액은 2조93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10.0%로 전년 동기 대비 4.6%포인트 증가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레일솔루션부문 부진에도 에코플랜트부문이 계열향 매출을 기반으로 실적 호조세를 유지한데다 폴란드로의 K-2 전차 납품이 원활히 이뤄지며 디펜스솔루션부문의 수출 매출이 크게 확대된 점이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이다.
올해 K-2 전차 폴란드 납품 예정 물량은 56대로, 3분기 기준 34대가 납품된 상태다. 올해는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대여(32대)해 폴란드에 납품한 K-2 전차에 대해서도 추가 제작해 방위사업청에 납품을 완료했다. 이에 내년 생산 및 수출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로템이 우수한 수주경쟁력을 기반으로 영업실적 호조세를 앞으로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이후 대규모 방산 수주는 부재했지만, K계열 전차 창정비사업 등 국내 사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철도사업을 중심으로 국내 고속철, 선진국 전동차 등 양호한 수주를 기록하면서 전사 수주잔고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민수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올 3분기 기준 현대로템의 수주잔고는 18조9933억원(수주잔고회전율 5.3배)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면서 "확충된 수주잔고와 우수한 경쟁력을 토대로 양호한 실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디펜스솔루션부문의 추가 수출사업의 가시성이 높고, 국내 K-2 전차 4차 양산 사업 수주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실적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국기업평가는 내다봤다.
(사진=한국기업평가)
레일솔루션부문 매출은 내년부터 설계 물량의 양산이 시작됨에 따라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내 물량의 마진이 제한적이고, 해외 사업 확장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겠지만 매출 성장과 생산 효율화·자동화를 통해 영업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대로템은 자금소요에 따른 차입규모 확대에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익규모 증가에도 선급금 지급 부담 등으로 선수 계약금이 소진됨에 따라 올 3분기 누적 기준 4778억원의 운전자본투자가 발생하면서 979억원의 순영업현금흐름(NCF)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월말에 매입대금 결제가 집중되고 방사청으로부터 대여한 K-2 전차에 대한 미지급비용이 감소하는 등 일회성 요인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번 NCF 적자가 우려할 사항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배당금 지급(109억원)과 간접 증설에 따른 자본적지출(CAPEX) 확대로 167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3분기 순차입금이 연초 대비 1751억원 증가했지만, 2217억원의 순현금을 기록하는 등 실질적 무차입 구조의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부터 물량 증가에 따라 운전자본투자도 확대될 전망이다. 또 향후 5년간 생산능력(CAPA) 증설과 MRO 사업 확대, 전 사업부문의 생산성 향상 투자로 연 2000억원 내외의 CAPEX 소요가 예상된다.
한민수 연구원은 “수출물량과 차세대 무기 연구개발(R&D) 투자와 계열의 사옥 이전 투자도 예정돼 있어 차입규모가 증가할 것”이라면서 “다만 수출을 통한 외형 성장과 영업실적 개선 전망, 양호한 수급조건을 감안할 때 차입부담을 완화하고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