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9개 스타트업에 215억원 투자…2003년 창립 이후 최대 규모지난해 영업수익 233억원·영업이익 53억원…"올해 더 나은 실적 예상"한화투자증권 주관 코스닥 '직상장' 재도전…AC 업계 최초 상장 여부 관심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엑셀러레이터(AC) 씨엔티테크가 올해 대규모 투자 실적을 바탕으로 코스닥 시장 상장에 다시 도전한다. 앞서 상장 계획을 한차례 철회하며 고배를 마셨지만, 'AC'로서의 성과를 강조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씨엔티테크 금천센터 전경.(사진=네이버지도 캡처)
'투자 혹한기' 속 AC 업계 최대 규모 투자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씨엔티테크는 올 들어 현재까지 109개 스타트업에 117건, 총 215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2003년 창립 이후 연간 기준 최대 투자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최근 국내·외 자본시장이 긴축되면서 초기 스타트업 투자 규모가 급감한 실정임에도 씨엔티테크는 국내 AC 중 가장 많은 투자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AC는 △2022년 418개 △2023년 461개 △2024년 10월 479개로 매년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반면, 초기투자엑셀러레이터협회(KAIA) 집계를 보면 지난해 461개 AC 중 21.5%인 99곳은 한 건의 투자도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실적을 기록한 362곳 가운데서도 60.2%(218개)는 최근 5년간 누적 투자액이 20억원을 밑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씨엔티테크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딥테크 제조 및 소부장 △푸드테크 △공간·관광·문화예술 등 17개 분야 100여곳의 스타트업에 215억원 투자를 완료한 것이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 투자 혹한기에서도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성장 가능성을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며, 창업 생태계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면서 “이번 성과는 단순한 투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창업 생태계에 직면한 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을 통해 스타트업들이 자생력을 키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엑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내년 AC 최초 상장 가능할까
지난 2003년 씨엔티테크는 ‘푸드테크 기업’으로 설립됐다. B2B형 주문 중개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푸드테크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회사가 표준화한 메뉴와 레스토랑, 배달에 적용되는 전산을 활용해 현재의 배달 플랫폼들이 탄생했다. 2009년부터 푸드테크 업계 점유율 1위를 달리던 씨엔티테크는 지난 2012년부터 동종업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위해 AC 시장에 진출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준비에 나선 바 있다. 씨엔티테크는
한화투자증권(003530)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 한화플러스제2호스팩과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방식으로 상장을 준비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에서 ‘미승인’ 통보를 받으며 씨엔티테크는 올해 4월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 과정에서 AC로서의 실적보다 푸드테크 부문에 초점이 맞춰지며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면서 “지난해부터 AC 매출이 회사 매출의 60%를 넘어섰고, 올해 역시 이 같은 매출 비중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이를 보완해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씨엔티테크는 내년 2분기 중 스팩합병 상장이 아닌 ‘직상장’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한화투자증권이 회사의 상장 주관을 이어서 맡게 된다. 올해 영업실적 발표 이후 한국거래소에 일반 공모 방식 예비심사청구서를 다시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씨엔티테크는 지난해 큰 폭의 실적 성장을 달성했다. 회사는 지난 2023년 연결 기준 영업수익 233억원, 영업이익 53억원으로 전년(영업수익 192억원, 영업이익 48억원) 대비 상향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의 경우 2022년 대비 21.3%의 증가폭을 나타냈다.
회사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인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씨엔티테크의 부채비율은 52.1%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2023년 이익잉여금이 전년(157억원)보다 대폭 늘어난 200억원을 기록하며 1년 새 자기자본이 307억원에서 351억원으로 증가했다.
전 대표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2023년보다 더욱 개선된 영업실적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AC를 통한 영업수익과 비중이 매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어 내년 AC 업계에서 첫 번째로 국내 주식시장 상장에 성공하는 기업이 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