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삼양식품(003230)이 '불닭볶음면'의 해외 인기에 힘입어 최근 급격한 외형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미국·중국 등에서 영업이익은 물류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상승하면서 감소했지만, 인도네시아와 유럽 신시장 개척을 통해 수익성을 상쇄했다. 향후에도 수출 성장과 달러 강세 수혜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사진=삼양식품)
3분기 매출 1조 돌파…미·중 매출 2배 '껑충'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액 1조249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8662억원) 대비 약 44.22%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1조1929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첫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3분기 만에 또다시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256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113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이미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인 1475억원을 돌파한 바 있다.
이 같은 실적 성장 배경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높은 성장세가 꼽힌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42.9%에서 2021년 60.6%로 급격하게 성장한 이후 2022년 66.8%, 2023년 69.4%로 점진적으로 확대됐다. 올해 3분기에는 물류 등 기타 매출을 제외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5%로 확대되면서 지난해 동기(69.4%) 대비 약 11.09%포인트 증가했다.
3분기 기준 중국과 미국이 전체 매출에서 각각 24.54%, 21.6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 지역 모두 지난해 대비 매출액도 2배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은 1142억원에서 2702억원으로, 중국은 1526억원에서 3066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적극적인 현지 법인 영업활동으로 물류비와 인건비 등이 증가하면서 크게 감소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해 3분기 161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5분의 1 수준인 3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은 41억원에서 32억원으로 19.78% 감소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적극적인 법인 영업으로 현지에서의 매출이 증가했고 이에 따른 물류비와 인건비 등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유럽 진출하며 수익성 확대
기존 진출국인 미국과 중국 등에서는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유럽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신시장 진출로 전체 수익성은 확대됐다. 특히 삼양식품 인도네시아 법인은 인도네시아 식약청(BPOM)의 수입 허가를 취득한 이후, 올해 3월부터 제품을 수입·유통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브랜딩과 직접 영업 및 마케팅 관리를 통해 판매를 확대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가는 중이다.
삼양식품은 해외판매 물량 전량을 국내 생산하고 있어 환율과 운임에 따른 실적변동성이 높은 편이다. 달러 강세 속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회사는 손실을 보게 되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의 경우 수익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달러 강세 속에서 삼양식품은 외화환산손익이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외화환산손익은 환율의 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나 손실을 일컫는 말이다. 예컨대 상품매출로 인해 외화채권이 1000달러(100만원, 환율 1달러당 1000원) 생겼을 때, 회수시점에서 환율이 1200원으로 오르면 매출도 120만원으로 상승한다.
실제로 외환환산손익은 지난 2021년 7억원 손실에서 2022년 72억원으로 증가한 이후 지난해에는 11억원을 기록하는 등 증감을 반복했다. 이 가운데 올해 3분기에는 4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최근 3년간 환율의 매매기준율은 2021년 1144.42원, 2022년 1291.95, 2023년 1305.41으로 지속 증가해왔다. 특히 1월 평균 1323.57원이던 환율은 10월 1361.00으로 약 37.43원 증가했다.
이에 보유 중인 자산도 늘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삼양식품은 미국 달러와 관련해 원화환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681억원, 매출채권 128억원, 단기금융자산 122억원을 보유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10% 오를 때마다 삼양식품은 61억원씩 이익을 볼 것으로 분석된다. 매입채무와 기타금융부채는 132억원에 달했으나, 보유 자산을 통한 대응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신대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3분기에도 미국·유럽·중국을 중심으로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매출 성장세가 지속됐고, 환율과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효과 덕분에 영업이익률이 전년동기 대비 크게 개선됐다"라며 "환율 하락과 지역 믹스 변화 등의 영향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전분기 대비는 다소 하락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