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압연 알루미늄 제조사
대호에이엘(069460)이 소액주주의 이사회 멤버 교체 요구에 따라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면서 부족한 지분율을 보충하기 위한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를 시작했다. 대호에이엘의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이 15%를 밑돌고 있는 점이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최근 지분율이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경영권 분쟁 사례가 나타나면서 앞으로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온라인 플랫폼 등이 의결권 대리 행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압연 알루미늄(사진=대호에이엘)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호에이엘은 리앤모어그룹과 제이스에스에스를 통해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업무를 위임했다. 회사 측이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에 나선 원인은 최대주주 등의 낮은 지분율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호에이엘은 현 최대 주주 등 경영진과 소액주주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으로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으로 임시주총에서 회사 측이 내세운 이사와 소액주주 측이 내세운 이사 중 누가 선임될 것인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표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호에이엘의 최대 주주인 김석진씨와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율은 총 14.26%(962만9901주)로 과반에 훨씬 못 미친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임시주주총회를 요구한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현 최대주주 등 지분율에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임시주총에서 전체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호에이엘 최대주주 및 현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사외이사 2명 선임을 안건으로 내세웠고, 소액주주 측은 사내이사 6명·사외이사 3명 선임을 제안했다. 감사의 경우 이사회 측은 2명, 소액주주 측은 1명의 선임을 안건으로 올렸다.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제도는 주주총회에서 다수의 의결권이 필요하지만, 보유한 의결권이 부족한 경우 불특정 다수 주주에게 의결권을 위임받아 행사할 수 있게끔 한 제도다. 이를 통해 부족한 의결권을 보충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해당 제도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로 보장된다.
아울러 의결권 대리 행사를 한 경우 주주총회에서 개별안건의 사항별 찬반 여부를 주주가 선택할 수 있으며, 만일 주주총회 당일 새로 상정되거나 변경된 안건 등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위임한 주주가 행사 여부 등을 결정할 수 있다.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는 주주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주들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호에이엘 측은 최근 2~3년에 걸쳐 매출과 수익성이 증가하는 등 사업 경쟁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임시 주총을 요구한 소액주주의 전문성 문제 등을 거론하며 다른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은 회사들이 또 다른 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겪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기준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23.63%에 불과한
만호제강(001080)도 지난 9월 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에 나서기도 했다. 만호제강은 2대 주주 엠케이에셋과 경영권 분쟁 중이다.
만호제강은 2대 주주 엠케이에셋과 지분율 차이가 얼마 나지 않기 때문에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행사의 성공 여부가 대호에이엘보다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엠케이에셋은 지난 8월12일 기준 만호제강 지분율이 20.28%다.
한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의결권 대리 행사도 앞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소액주주 플랫폼이 등장한 이후 앱을 통한 전자위임장을 통해 의결권 대리 행사가 가능해지며 의결권 결집도 수월해졌다. 과거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는 대면 권유, 우편, 이메일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