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국도화학이 2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문을 두드린다. 국도화학은 앞서 지난 2022년까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이어왔지만 사업 수익성 악화와 발행 금리 인상으로 지난해에는 발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인도 공장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시도하고 있어 재원 마련에 나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도화학은 300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공모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번 모집되는 물량은 제58회차 단일물로 3년 만기다. 17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실시하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국도화학은 공모희망금리로 4대 민간채권평가사에서 제공하는 개별 민평수익률의 산술평균에서 -0.1%포인트부터 0.1%포인트(bp=0.01%포인트)까지 가산한 이자율로 제시했다. 지난 10월15일 기준 국도화학의 3년물 수익률 평균은 4.033%다.
국도화학이 공모채 시장에 문을 두드린 것은 지난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국도화학은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공모채 시장을 찾았지만 2022년부터 시작된 발행금리 인상으로 작년엔 발행하지 않았다.
회사채 발행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005940)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관에서 단독 주관사로 나서 발행 물량 전액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번 발행에서 인수수수료는 0.09%로 책정됐다. 통상 국도화학과 같은 A+등급 회사채 발행 인수수수료가 0.15%에서 0.30% 내외에서 책정되는 것을 고려하면 현격하게 낮은 수치다.
(사진=국도화학)
국도화학은 채권 발행을 통해 확보된 자금을 전액 채무상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오는 28일 만기를 앞둔 300억원 규모 제56회 회사채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당시 발행금리는 4.030%로 현재 국도화학의 민평금리와 제시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이자부담 변동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도화학은 에폭시 수지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하지만 최근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산업·건설 경기가 위축되면서 중국 경쟁사들과의 경쟁 격화로 실적이 악화됐다. 국도화학의 지난 2023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117억원, 1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2년 대비 18.1% 줄었고 영업이익은 80.2% 감소한 수치다.
국도화학은 인도에 생산시설 확충해 경쟁 우위를 다질 방침이다.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증설 중인 인도 공장은 생산능력이 10만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국도화학의 생산 11%가 인도공장에서 나오고 있어 인도시장을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이 외에도 범용 제품보다 이익률이 최대 10% 높은 고부가 에폭시 수지 판매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김서연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도화학은 에폭시수지 부문의 우수한 경쟁지위를 바탕으로 생산능력 글로벌 1위의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라며 "다만 최근 주력 제품인 에폭시 시장에서의 경쟁 격화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양호한 재무구조와 해외시장 생산능력 확충을 통해 중단기적으로 현재 수준의 사업 수준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