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8억원 규모 광역철도 공사 본계약…토목공사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잰걸음'토목공사 매출 2021년 4816억원→2023년 7394억원 '큰 폭 성장'자본잠식 해소→상장 유지…연내 주식 거래 재개 기대감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태영건설(009410)이 안정적인 사업성의 공공 발주 토목공사를 수주하면서 영업실적 개선 물꼬를 텄다. 최근 자본잠식 해소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재상장도 가시화되면서 태영건설의 경영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사진=태영건설)
옥정-포천 광역철도 공사 본계약 체결…토목환경공사 수주 ‘집중’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 15일 경기도가 발주한 ‘옥정-포천 광역철도 1공구 건설공사’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1648억원으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3조3529억원)의 4.92% 수준이다.
이 사업은 경기 양주기 고읍동과 옥정동, 율정동 일원에 7호선 직결선과 정거장 1개소, 본선환기구 4개소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이 사업 수주전에서
DL이앤씨(375500)와 신흥종합건설,
유신(054930), KG엔지니어링 등과 손잡고 낙찰받았다. 컨소시엄 비중에 따라 태영건설은 전체 사업비(3534억원) 중 46.64%인 1648억원을 수주한 것이다. 태영건설은 연말까지 이 공사 착공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 5월 태영건설과 채권자협의회가 기업개선계획을 의결하며 본격적인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첫 수주 성과다. 회사는 올 들어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한 ‘송산그린시티 서측지구 1단계 제3공구 조성공사’(866억원)와 소규모 정비사업인 ‘김량장동 342-5번지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1011억원) 등 수 건의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지만, 예년 대비 적극적인 수주 활동에 나서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도로부터 수주한 광역철도 공사의 경우 지난해 8월 실시설계에서 낙찰자로 선정된 이후 최근 본계약을 체결한 건”이라며 “안정적인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토목공사 위주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태영건설은 지난 2021년부터 토목공사 매출액을 확대해 왔다. 2021년 연결 기준 4816억원이던 토목환경공사 매출은 2022년 5493억원, 지난해 7394억원으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해외 토목환경공사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에도 관련 매출 3224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코스피 재상장 가시화…경영정상화 시점 당겨지나
태영건설은 지난달 말 2023년도 감사보고서에 대한 ‘적정’ 의견을 받았다. 지난 3월 자본잠식에 따른 ‘의견거절’을 받은 지 7개월여 만에 이를 해소한 것이다. 당시 태영건설의 자기자본이 –561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실제 태영건설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자산총계는 감사 전 3조3841억원에서 6285억원 감소한 2조7556억원, 부채총계는 기존 3조185억원에서 2조3508억원, 자본총계는 3656억원에서 4048억원으로 각각 기록됐다. 기존 ‘자산손상’에 해당되는 충당부채를 실제 자산 계정의 손상으로 대체하면서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감소, 자본잠식을 해소했다는 설명이다.
코스피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자본잠식이 해소되면서 태영건설의 주식거래 재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주식거래정지 당시 이의신청과 함께 상장폐지 사유 해소 방안을 포함한 개선계획서를 제출하며 한국거래소로부터 오는 2025년 4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바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달 말 적정 의견을 받은 동시에 한국거래소에 2023년도 재감사보고서와 개선계획 이행 여부에 대한 심의요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거래소는 태영건설의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 상장 유지와 별도로 코스피 재상장을 위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도 통과한다면 태영건설의 주식 거래가 재개된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일정에 따라 시기 변동은 있겠지만, 올해 중 주식 거래 재개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태영건설은 최근 두 곳의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신용등급 ‘BBB-’와 ‘BBB0’를 각각 부여받았다. 지난 6월
한국기업평가(034950)가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CCC’에서 ‘C로’ 크게 낮춘 지 4개월여 만의 일이다. 워크아웃 돌입 이전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은 ‘AA’였다. 이에 따라 공공 발주 공사의 입찰 요건인 ‘신용등급 B등급 이상’을 충족하면서 향후 수주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