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준공의 함정)③금호건설, 실적 악화에 PF 리스크 '적신호'
책임준공 약정 규모 2.8조…6개월새 자기자본 11% 감소하며 비율 상승
PF 우발채무 실제 익스포러 4961억원 수준…단기 유동성 위험 발생 가능성 낮아
실적 부진 인한 재무구조 악화 개선 '숙제'…주택 사업으로 돌파 의지
공개 2024-10-16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1일 18:1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22년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국내 건설업계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위기감이 드리운 지 2년여가 지났다. 이 기간 전국 분양시장의 냉각과 높은 금리의 영향으로 책임준공 의무를 지키지 못한 지방의 중소건설사들이 쓰러졌고, 시공능력평가 20위권 종합건설사마저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IB토마토>는 2024년 10월 현재 책임준공 약정 규모가 큰 주요 건설사들의 리스크를 분석하려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금호건설(002990)이 올 들어 저조한 실적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우발채무 규모가 일정 수준 내로 통제되고 있음에도 자기자본 감소로 관련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금호건설 본사.(사진=금호건설)
 
브릿지론 사업장 전무…자본 감소에 책준 비율 '폭등'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금호건설의 정비사업·기타사업 책임준공 약정 규모는 2조8464억원(단독·컨소시엄 전체)으로 지난해 말(2조5042억원)보다 13.6% 증가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금호건설의 자본이 줄었다. 지난해 12월 4698억원이던 회사의 자기자본은 6개월 만에 4180억원으로 11% 감소했다. 이익잉여금이 3080억원에서 2691억원으로 약 400억원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에 올 6월 기준 자기자본 대비 책임준공 약정액 비율은 국내 건설업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인 680.9%로 나타났다.
 
다만 현시점 금호건설의 PF 우발채무 관련 위험도는 낮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6월 현재 금호건설의 단독·컨소시엄 사업장 PF 우발부채 규모는 총 7868억원이다. 이 중 브릿지론 관련 우발부채는 없으며, 모든 신용보강 현장들의 본PF 전환이 완료됐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034950) 실장은 “사업 규모 대비 PF 우발채무의 규모가 큰 수준이지만, 손실 확정시 출자전환 예정인 PF 우발채무 2907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익스포저는 4961억원 수준”이라며 “신용보강을 제공한 사업장들의 분양률이 대부분 양호하고, 우발채무 모두 장기 금융기관 대출금으로 구성돼 있어 단기 유동성 위험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금호건설은 지난 2월 시공을 맡은 사업장의 채무를 인수하며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금호건설은 경기 수원시 권선구 고색2지구 소재 오피스텔 신축 사업의 채무 612억원을 인수했다. 회사가 지난 2021년 12월 해당 개발사업의 신축 공사 계약 체결 당시 약정한 책임준공 의무에 따라 준공 기한을 넘기며 시행사 인피티플러스의 PF 대출잔액을 인수한 것이다.
 
또한 지난 5월에도 고양장항B3블록 사업 관련 계룡건설(013580)산업과 극동건설, 금성백조건설의 PF 대출금 970억원에 대한 조건부 채무인수를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다만 원채무자인 3곳의 건설사 중 기한이익상실(EOD) 차주가 발생할 경우 조건부 채무인수가 현실화하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다만 이는 금호건설의 잠재적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가관리 어려움에 영업실적 '빨간불'…버팀목은 '수주고'
 
금호건설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56억원, 영업손실 299억원, 순손실 4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1조863억원, 영업이익 108억원, 순이익 62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수익성이 급감했다. 실제 전년 동기 95.9%이던 원가율이 올 상반기 99.5%로 크게 상승했다.
 
토목과 건축 공사에 대한 발주자와의 변경계약 체결로 원가가 상승, 손익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금호건설의 추정 총계약원가의 변동금액은 △토목공사 415억원 △건축공사 160억원 △플랜트공사 222억원 등으로 총 799억원이다. 이 같은 계약금액의 변동은 상반기 손익에 –182억원이 반영됐다.
 
이와 관련 금호건설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토목·플랜트 부문의 경우 발주자의 요청에 따른 설계변경 등이 발생했고, 건축부문은 외주업체와의 계약이 확정되는 등 현재 진행 중인 계약의 추정 총계약원가에 변동요인이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나빠진 수익성에도 향후 3년 이상의 매출처는 확보돼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금호건설의 수주 공사 계약잔액은 7조2688억원으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2조2176억원)의 3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회사는 이 같은 영업실적의 부진을 ‘분양 사업’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금호건설은 올해 5월 신규 주택 브랜드 ‘아테라’를 발표했다. 이후 7월부터 분양에 나선 △청주테크노폴리스 아테라 △춘천 아테라 에듀파크 △고양장항 아테라 △검단 아테라 자이 △부천 아테라 자이 등 5개 단지 모두 청약이 순위 내 마감됐다. 또한 이달 강원 강릉시 회산지구에서 ‘강릉 아테라’ 분양에도 나설 계획이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금호건설의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은 4672가구로 2022년(약 3000가구), 2023년(약 2000가구) 대비 증가한 물량을 공급 예정”이라면서 “공공부문과 중·소규모 정비사업 중심의 수주를 바탕으로 외형 성장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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