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강, 철근 시장 돌파구 찾나…동남아시아 집중 투자
싱가포르 철근 가공사 지분 50%서 80%로 확대
사업 확장에 현금 유출 확대…현금 유출 부담 소화 전망
공개 2024-10-07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2일 17:2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대한제강(084010)이 최근 싱가포르 철근 제조사 앙카사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며 동남아시아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제강의 주력 사업인 철근 사업이 건설 시장 위축으로 부진한 실적이 나오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수익성 강화 행보로 풀이된다. 투자 확대와 수익성 약화로 인해 대한제강의 현금성 자산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남아시아 건설 시장 전망이 국내보다 낙관적이고 투자 지출에도 불구하고 대한제강의 유동비율이 200%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동남아시아 사업 강화에 따른 부담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대한제강)
 
건설 경기 위축에 수익성 급감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제강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6168억원, 영업이익은 24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8165억원)과 영업이익(788억원)이 각각 24.5%, 68.4% 감소한 실적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원인은 주력 사업인 철근 사업 위축 때문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대한제강의 전체 매출 중 철근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다. 대한제강의 실적은 건설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수 철근 판매량은 390만1000톤으로 지난해 상반기(483만톤)보다 19.2% 감소했다. 건설 경기 위축에 따른 철근 수요가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
 
철근 경기 불황에 매출과 수익성이 줄어드는 가운데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투자 부담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한제강의 유·무형자산 지출액(CAPEX)는 17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28억원) 대비 35% 증가했다. 철근 설비 개선 투자와 함께 신사업 등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제강은 철근 생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한 스마트팜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 확대로 인해 대한제강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투자 부담이 커지면서 대한제강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지난해 말 239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831억원으로 23.7%나 줄어들었다.
 
아울러 향후 국내 철근 시장 개선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근 시장에서 수익성을 강화하기 어려운 여건이라 향후 대한제강은 신사업 비중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제강은 해외 철근 시장 확대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 진출 자금 지출에도 유동비율 안정적
 
대한제강은 지난 2019년 상반기 281억원을 들여 싱가포르의 철근 가공사인 앙카사(Angkasa) 지분 49.99%를 취득해 매출 다변화 및 수익성 강화를 추진한 바 있다. 이어 대한제강은 지난 8월30일 268억원을 들여 앙카사 지분을 현금으로 추가 매입했다. 이에 대한제강의 앙카사 지분율은 49.99%에서 80.1%로 확대됐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높은 건설 수요 등을 내다본 조치로 풀이된다.
 
동남아시아 건설 시장은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및 해외 기업들의 동남아시아 생산 공장 건설 등으로 인해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업계가 필리핀에서 수주한 금액은 4억999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6100만달러) 대비 8배 이상 증가했으며, 인도네시아 수주 금액도 같은 기간 2억7200만달러에서 3억900만달러로 13.6% 증가했다.
 
지분 취득으로 인해 대한제강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한 차례 더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현금성 자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한제강의 유동비율은 우수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계산으로 올해 상반기 현금성 자산 규모에서 싱가포르 지분 취득액 268억원을 빼도 대한제강의 유동비율은 238%에 달한다. 유동비율이 200% 이상이면 우수하다는 평가다.
 
아울러 앙카사의 부채 규모가 최근 사업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에 289억원을 기록, 직전 사업연도(411억원)에서 낮아지고 있어 대한제강이 지분 추가 취득 이후 재무구조 개선 등에 쓰는 비용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제강은 해외 철근 사업 확대와 함께 다양한 신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철근 생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한 스마트팜 사업뿐 아니라 작업화 제조 사업, 인공지능을 이용한 철스크랩 인공지능 판정 소프트웨어 지분 투자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대한제강의 관계기업 투자자산 규모는 689억원으로 총자산의 6% 수준이다. 향후 신사업 확대에 따른 관계기업 투자자산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IB토마토>는 향후 대한제강의 사업 확대에 따른 재무 계획 등을 물었지만 "현재 향후 계획 등을 전달받은 바 없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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