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신한은행이 외화거래이익을 키웠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나머지 시중은행의 외환거래이익이 감소세인 것과 다른 모습이다. 은행권에서 외환 관련 이익 등 비이자이익 증대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린 성과라 의미가 깊다. 외화거래이익을 비롯해 2분기 비이자이익 증대에 성공한 신한은행은 환율 변동 대비도 마쳤다.
신한은행 본점.(사진=신한은행)
외환거래이익 증대 성공…나머지 시중은행 잇달아 감소
23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2분기 외환거래이익은 1조2365억원이다. 외환거래이익은 외화 대출이나 외화자산에 대한 투자 등에서 창출되는 이익이 포함돼 있다. 신한은행은 6월 말 기준 외화대출금 43조10000억원을 운용하고 있으며 외화예수금은 54조7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시중은행의 2분기 외환거래이익은 ▲KB국민은행 1조5042억원 ▲우리은행 957억원 ▲하나은행 1조6467억원이다. 규모 자체는 신한은행의 외환거래이익이 3위를 기록했으나 추이는 가장 양호하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2분기 외환거래이익은 3901억원에 불과했으나 1년 만에 8467억원이 증가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1조8514억원, 우리은행은 1027억원, 하나은행은 562억원 감소했다.
외환거래이익이 증가하면서 외환거래손익도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신한은행의 외환거래손익은 215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227억원 대비 규모를 키웠다. 외환거래손익은 은행이 가지고 있는 외화 자산과 부채에서 발생한 환차손익과 외환 트레이딩 과정의 손익을 합산했다.
외화표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에 대한 환율변동효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환율변동효과는 외화로 보유하고 있는 보통예금 등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외화 평가로 증가하거나 감소하면 현금흐름표 상에 표기하는 것을 말한다.
올 상반기 기준 신한은행의 외화표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에 대한 환율변동효과는 705억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476억200만원 대비 대폭 성장했다. 외화 평가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증가해 회계상 수익 증대에도 도움을 줬다. 1년 전에 비해 48% 늘어난 규모다.
신한은행의 외환거래손익이 증가한 근본 이유는 환율 덕분이다. 외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대출을 비롯한 투자 자산들이 환율 상승 효과를 고스란히 봤다.
통상적으로 환율 상승은 금융권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 은행권의 외환거래손익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환율이 상승하면 외화부채의 평가액이 외화자산 규모를 초과할 수 있어 손실이 날 가능성이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82원이다. 1년 전 1310원에 비해 약 72원 올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외국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 대출이나 투자 자산 물건지의 환율이 영향을 미쳐 관련 이익이 발생했다”라면서 “다만 환율 변동 위험에 대비해 '환 헤지(hedge)'도 실행했다”라고 말했다.
2분기 비이자이익도 '쑥'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 등 전반적인 영업수익 성장에 성공했다. 이자수익은 상반기 기준 10조7495억원으로 지난해 9조8184억원 대비 크게 성장했다. 비용을 제한 이자이익도 4조3798억원으로 규모를 키웠다.
수수료수익도 올랐다. 같은 기간 수수료수익은 6328억원에서 6925억원으로 늘었다. 수수료이익도 521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증가했다. 특히 수수료이익 중 기타 부문을 제외한 항목 중 외환수수료이익이 가장 규모가 크다. 상반기 기준 외환수수료이익은 8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규모를 키웠다. 배당수익의 경우에도 지난해 상반기 422억원에서 581억원으로 커졌다.
다만 기타 영업부문 실적은 줄어들었는데, 이는 신용손실충당금전입(대손충당금전입) 규모가 1년 전에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507억원으로 전년 4488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비이자부문이익은 4061억원이다. 2분기 비이자이익 성장 덕분에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을 낮췄다. 2분기 신한은행의 비이자이익은 1849억원으로 같은 기간 26.4%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비이자이익이 당기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수출입 확대 등 외환·파생 상품 활성화와 고객 중심 관점 상품 판매를 통해 비이자이익 솔루션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