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업' 회사채 발행 시장…하반기 방향성은
전통적 비수기 8월…회사채 발행 '0건'
7월까지 활황, 결산 마무리되면 재개
변수 금리인하, 연내 0.5%p 인하 전망도
공개 2024-08-1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9일 15:4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지난달까지 활황을 이어오던 회사채 발행시장이 8월 들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중 회사채 발행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한곳도 없다. 당연히 수요예측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상반기 결산이 완료되는 대로 다시금 기업들의 리파이낸싱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9월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시장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채권발행시장, 올해도 '여름 가뭄'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8월 회사채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0'곳이다. 지난 7월29일 롯데리츠가 2400억원 무기명식 이권부 담보부사채 발행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전무하다. 
 
서울 여의도증권가 (사진=IB토마토)
 
통상 8월은 채권시장 가뭄 기간이다. 대다수 기업들이 이달 상반기 결산을 마무리하면서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보단 결산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이다. 여름 휴가철로 인한 업무 공백도 한몫한다.
 
실제 작년 8월에도 채권발행시장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달 16일 동원F&B(049770)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으로 재개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한 달간 회사채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10곳에 그쳤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8월은 채권 발행 시장에선 쉬어가는 달이라고 보면 된다”라며 “상반기 결산이 마무리되고 하반기 경영 계획이 시작되고 나서야 다시 채권발행 시장에 활기가 돌 것”이라고 말했다.
 
"8월 상반기 결산 후 해갈 전망"
 
상반기 결산과 여름휴가로 휴식기에 접어든 채권발행시장은 지난달까지 계속된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7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회사채 수요예측은 총 38건 2조8300억원 규모로 1년 전에 비해 6250억원 증가했다. 수요예측 금액도 같은 기간 3조6120억원 늘어난 10조9920억원이다. 참여율은 388.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23년 고금리 기조와 달리 금리 할인도 이뤄졌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가장 발행량이 많은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금리는 지난 7일 기준 연 3.397%에 마감했다. 금리인상이 본격화하기 전인 2022년 3월25일 3.16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채권 발행 시장 활황은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채권투자 열풍이 이끌었다. 지난달 개인투자자는 3조4000억원 규모의 장외채권을 순매수했다. 이에따라 올 들어 누적 순매수 금액은 26조5171억원에 달했다. 반면 은행, 자산운용사, 보험 등 기관의 채권 거래량은 줄어 같은 기간 전월 대비 4000억원 감소한 42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거래량도 전월보다 3조9000억원 감소한 1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채권 발행시장에서도 BBB등급까지 발행 호조세가 이어졌다”라며 “8월 들어 계절적인 요인으로 회사채 발행이 크게 감소했지만 여전히 채권 투자에 대한 투자 강도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채권발행에 나서는 기업들이 이어질 것”라고 말했다.
 
9월부터 이어지는 빅이슈, 채권시장의 변수는
 
하반기 시장을 준비하고 있는 채권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다. 앞서 지난 7월31일엔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0.10%에서 0.25% 인상해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가 7일 더 이상의 금리 인상은 없다고 공언하면서 사실상 변수는 이제 미국과 한국의 금융당국의 결정에 달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현재 시장에선 최근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의 둔화세와 경기침체 우려로 올해 0.5% 금리 인하가 전망됐다. 이 같은 기조는 한국에도 영향을 줘 연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예측됐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대 0.50%p까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라며 ”한국은행은 오는 8월 금리 인하 개시와 연내 2회 인하를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039490)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7월 실업률은 연준이 예상하지 못한 정도로 높다"라며 "연준은 9월과 11월, 12월에 금리를 각 0.25%p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아직까지 불확실성은 여전해 시장에선 채권 발행 금리에 대해 신중한 의견도 나왔다. 금리 인하 자체는 방향성이 정해졌지만 규모와 시기, 강도는 예측이 불가하고 현재 시장 금리는 막연한 기대감이 선반영됐다는 평가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채금리는 기준금리 3회 인하를 선반영하는 등 채권시장이 과도하게 앞서 나갔다”라며 “회사채를 비롯한 크레티드 채권 금리도 내림세가 한 풀 꺾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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