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후순위채 발행으로 2500억원 조달 이후 19년 만 재발행기존 신종자본증권 대비 만기 짧고 콜옵션 제공…금리 1%포인트 이상 절감 효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교보생명이 5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자본확충에 나섰다. 2005년 이후 19년 만의 자본성증권 발행이다. 회사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7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교보생명 사옥.(사진=교보생명)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5000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후순위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이 이번 발행에 나선 회사채는 만기가 오는 2034년 8월6일까지로 10년인 후순위채 자본성증권이다. 통상 만기가 10년인 후순위채는 신종자본증권(30년 만기)보다 만기가 짧아 신종자본증권 대비 낮은 이자율이 책정된다. 다만 후순위채의 경우 잔존 만기가 5년 이내에 도래하면 자본 인정비율이 매해 20%씩 감소한다. 발행 6년차부터 ‘자본’으로서 후순위채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의미이다. 자본적정성비율이 중요한 보험사에게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발행일로부터 5년이 되는 시점에 조기상환(콜옵션) 조항이 삽입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다. 실제 교보생명 역시 이번 후순위채 발행 5년 후 콜옵션 부여를 고려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05년 25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 이후 약 19년 만에 다시 발행에 나섰다. 지난 2021년 4700억원, 2022년 5억달러(당시 한화 6449억원), 2023년 5000억원을 각각 신종자본증권과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교보생명은 5000억원 규모 후순위채의 공모 희망금리로 연 3.80~4.30%를 제시했다. 현재 미상환 상태인 3건의 신종자본증권 이자율이 연 3.72~5.90%인 점을 고려하면 후순위채 선택을 통한 금리 이점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교보생명은 이번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확충이 가능해졌다. 자본성증권인 후순위채는 조달한 자금을 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다. 회사는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한 대응력 제고와 안정적인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해 이번 후순위채를 발행한다는 설명이다. 교보증권 측은 “후순위사채 발행을 통한 지급여력비율 제고를 토대로 금융환경 변화 등 각종 리스크 요인에 대비하고 영업경쟁력을 확보해 장기 성장 발전 기반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요예측에서의 무난한 성적을 바탕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교보생명은 최근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034950)로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후순위채 신용등급 ‘AA+/안정적’을 부여받았다.
또한 지난달 신용등급 ‘A-/안정적’인
롯데손해보험(000400)이 후순위채 1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212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1400억원으로 증액 발행에 성공한 사례도 교보생명의 무난한 자금 조달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