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노선 핵심 자카르타 운수권 진에어·에어부산만 배분통합 LCC 출범 시 자카르타 노선 유일 운항 LCC 예정차기 항공회담서 운수권 확대 등 경쟁력 강화 기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FSC(대형 항공사)가 합병 수순을 밟으면서 앞으로 LCC(저비용 항공사) 업계가 항공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LCC 업계는 출범 20년만에 해외 장거리 노선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화물사업을 시작하는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성공했다. 이에 향후 LCC의 항공기 도입 확대 및 운수권 확대 등 경쟁력 강화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IB토마토>는 국내 LCC들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살펴보고 LCC의 경쟁력 강화가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지난 5월 국토교통부가 자카르타 노선 운수권을
진에어(272450)와
에어부산(298690)만 분배하면서 자카르타 노선의 경쟁 환경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두 회사는 향후 통합이 예정된 상태로 통합 이후
대한항공(003490) 계열 항공사만 자카르타 노선을 운항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에 그동안 노선별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온 국토부의 운수권 분배 정책도 무색해졌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항공 자유화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까닭에 자카르타 노선에서 경쟁 환경이 조성되려면 향 한국과 인도네시아간 항공 회담에 기대를 걸어야하는 상황이다.
김포국제공항 전경.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한국공항공사)
통합 LCC에 집중된 인니 노선 운수권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국토교통부의 인도네시아 노선 운수권 배분에서 부산-자카르타 운수권은 진에어와 에어부산이 분배받았다. 부산-자카르타 노선은 주 7회 운항 중 진에어가 주 4회, 에어부산이 주 3회 운항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인천-자카르타 노선의 올해 상반기 여객 수는 21만7637명으로 지난해 상반기(19만4322명)보다 12% 증가했다. 관광뿐 아니라 비즈니스 수요 등이 자카르타 노선의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산 지역의 제조업체들도 인도네시아에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항공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두 회사가 향후 통합이 예정된 상태라는 점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020560)을 합병하는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면서 향후 두 회사 산하에 있는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도 함께 통합 LCC로 재탄생하게 된다.
향후 통합 LCC가 출범하게 되면 진에어와 에어부산이 보유하고 있는 자카르타 노선 운수권은 합쳐진다. 운수권은 한번 분배되면 변동없이 유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항공사가 합쳐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에 현재 상태에서 자카르타 노선을 오가는 유일한 LCC는 통합 LCC가 유일할 전망이다. 그 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자카르타 노선을 운항하고 있어 앞으로 자카르타 노선은 사실상 대한항공과 그 계열 LCC의 독주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항공사들의 경쟁을 촉진하고자 하는 국토부의 방향도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향후 자카르타 노선에 경쟁 환경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다른 항공사들의 진입이 필요하다. 다만, 다음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항공 회담에서야 추가 운수권 배분 등 새로운 의제가 논의될 수 있기 때문에 경쟁 환경이 조성되기 위해선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핵심 노선 배제된 LCC…다음 회담 기약해야
국토부의 항공 정책은 일관적으로 경쟁 환경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지난 2019년 대한항공이 독점하고 있던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에 아시아나항공이 운수권을 받아 새로 취항했을 당시 국토부는 운수권은 국가 자산이기 때문에 경쟁 체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합리적 운수권 배분을 통해 경쟁 체제를 강화해 항공 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 자카르타 노선 운수권 배분은 통합 LCC에게 몰리면서 경쟁체제 강화와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향후 한국과 자카르타 노선에 경쟁 체제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차기 항공 회담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ASEAN) 10개국 중 유일하게 한국과 항공 자유화 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로 정부 간 항공협정을 통해 신규 운수권 혹은 운수권 증대를 합의한 후 국토부가 국적 항공사에 운수권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취항이 이뤄진다. 올해 상반기 양 국간 항공회담이 종료된 까닭에 차기 항공회담이 언제 열릴지는 알 수 없다.
한편,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자카르타 노선도 타 국가와 마찬가지로 항공 자유화 협정이 체결되기를 원하는 분위기다. LCC의 주력 시장인 일본 및 아세안 대부분 국가가 한국과 항공 자유화 협정을 체결한 까닭에 항공 자유화만 이뤄진다면 개별 항공사들이 각자 역량으로 슬롯을 개척해 경쟁 체제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향후 다양한 국적 항공사들이 자카르타 등 인도네시아 노선을 강화하기 위해선 한-인니간 항공 자유화 협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IB토마토>는 자카르타 노선의 운수권 분배 규칙 등에 대해 국토교통부에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