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KB금융(105560)지주가 2분기 자회사의 고른 실적 성장으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영향을 희석했다. 특히 주요 비은행 자회사 약진으로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그러나 그룹 건전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것은 위험 요인이다. 특히 부동산시장이 회복되지 않고 있어 KB부동산신탁의 실적 악화로 대규모 고정이하여신이 발생했다.
KB금융지주 (사진=KB금융)
우려 대비 실적 양호
24일 KB금융에 따르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7815억원이다. 1분기를 제외한 2분기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73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는 ELS 손실 관련 충당부채를 전입하면서 큰 폭의 실적 하락이 있었으나, 2분기 회복세를 보이면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KB금융의 상반기 실적은 일회성 요인이 희비를 갈랐다. 지난 1분기에는 KB국민은행 ELS고객 보상 충당부채 전입을 6340억원 규모로 전입한 것이 실적 하락의 주 원인이 됐다. 반면 2분기에는 국민은행에 440억원 규모로 대손충당금이 환입되고 ELS 고객 보상 충당 부채도 880억원 규모로 환입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손충당금 전입과 환입은 영업외손익에 포함되는데, 1분기 KB금융의 1분기 영업외손실이 8810억원으로 큰 폭으로 순익을 줄였다면, 2분기에는 영업외이익이 670억원 규모로 발생해 당기순이익 증대에 도움을 줬다.
일회성 요인 이외에도 실적 회복 이유는 또 있다. KB금융 비은행 자회사의 활약이다. 비은행 자회사 실적이 증가하면서 부문 기여도도 커졌다. 지난해 상반기 KB금융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41%에서 1년 만에 49%로 8%p 올랐다. KB증권과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등 주요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 상반기 KB증권의 당기순이익은 3761억원, KB손해보험 5720억원, KB국민카드는 2557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KB국민은행도 실적을 회복했다. 국민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164억원으로 지난 1분기 3895억원 대비 186.6% 성장했다. 특히 상반기 순이자이익만 놓고 보면 지난해 상반기 대비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5조132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4조8103억원 대비 6.7% 커졌다.
순이자이익의 증가는 국민은행의 원화대출의 증가를 기반으로 한다. 6월 말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352조원이다. 1분기 대비 3개월만에 2.3%,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9% 커졌다. 세부적으로는 기업대출은 177조원에서 180조원으로 증가했으며 가계대출은 167억원에서 172억원으로 규모를 불렸다. 각각 2분기 성장률은 2%와 2.6%를 기록해 지난 1분기 성장률인 0.7% 와 0.4%에 비해 크게 올랐다.
비은행 자회사와 국민은행의 2분기 실적 회복에 힘입어 그룹 상반기 수익성도 우려 대비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상반기 KB금융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76%를 기록했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78%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하락한 수준이나, 만약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다고 가정하면 ROE는 12.26%로 올라간다.
비용 효율성은 높였다. KB금융의 상반기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5.8%다. 1분기 36.4%보다도 하락한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금융사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이 낮을수록 효율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KB금융은 지난해에 비해 급여는 증가했으나 물건비와 기타 부문에서 비용을 아꼈다. 상반기 KB금융의 일반관리비는 3조222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3조1592억원 대비 2% 증가했다. 다만 이에 비해 총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8조6716억원에서 8조8610억원으로 증가 규모가 커 효율성 지표 방어에 성공했다.
일회성 요인, 주요 자회사의 경영 실적 호조 등으로 당기순이익을 증가시킨 KB금융은 주주환원에도 힘을 기울인다. KB금융의 6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59%다. 지난 1분기 기준 KB금융의 CET1은 13.42%로 3개월 만에 0.17%p 올랐다. 1분기 대비 오른 당기순이익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KB금융은 넉넉한 CET1비율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 2월과 7월 이사회 결의한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7200억원에 달한다”라면서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총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전반 건전성 하락
주요 자회사가 실적 기여도를 올리고 있으나, 모든 자회사가 좋은 성적표를 받지는 못했다. KB부동산신탁의 건전성과 수익성이 동반 하락하면서 그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상반기 105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공사비가 오른데다 미분양 규모도 확대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의 고정이하여신은 6월 말 기준 3조920억원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8%다. 3개월 만에 0.05%p 올랐으며 고정이하여신은 99억원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6개월만에 고정이하여신은 233억원 증가했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11%p 올랐다.
대표 자회사인 국민은행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올랐다. 지난해 1분기 국민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3%에서 2분기 말 0.37%로 올랐다. 자회사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그룹 대손충당금적립비율(CCR)도 크게 상승했다. 상반기 기준 KB금융의 CCR은 0.43%로 1분기 0.38%에 비해 0.05%p 올랐다.
특히 대손충당금 전입액의 증가에는 KB부동산 신탁이 영향이 크다. 2분기 KB부동산 신탁에서 추가적으로 전입한 대손충당금 규모는 800억원에 달한다. KB금융은 현재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다기보다는 건전성 분류 기준을 보수적으로 설정해 충당금도 선제적으로 쌓았다는 입장이다.
KB금융은 “KB부동산신탁의 경우 보유 자산의 퀄리티가 우수하고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업권 대비 상황이 양호하나,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