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팬오션(028670)이 선박 투자를 늘리면서 차입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 팬오션은 향후 2026년까지 선박 18척 추가 도입 등 선박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선박 투자 금액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박 투자 기간동안 차입 부담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팬오션은 BDI지수 상승에 따라 앞으로 수익성을 확대해 향후 차입 부담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팬오션)
투자 확대에 차입금 규모 커져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팬오션의 올해 1분기 총차입금은 2조409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조1108억원)보다 14.2% 증가했다. 총차입금 증가는 선박 투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팬오션은 지난 2022년 이후 선박 투자를 시작하며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1년 사이 팬오션의 선박 차입금은 2313억원 증가했다.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이자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팬오션이 이자 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지난해 1분기 290억원에서 올해 1분기 399억원으로 37.6% 증가했다. 올해 1분기 팬오션 영업이익(982억원)의 40.6%가 이자 지급에 사용된 셈이다.
팬오션의 차입금 부담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선박 투자가 오는 2026년까지 지속되기 때문이다. 팬오션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17억6100만달러(한화 약 2조4360억원)를 선박 확보에 쓸 예정이다. 팬오션에 따르면 팬오션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LNG선 9척, 올해 하반기 및 2026년에 벌크선 5척, 2026년에 탱커선 4척 등 총 18척의 선박을 도입하기로 일정이 정해졌다.
팬오션이 선박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이유는 향후 BDI지수 등 화물선 운임 지표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운임이 낮을 때는 선박 투자가 줄어들고 운임이 상승하면 선박 투자가 늘어난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까지 BDI지수는 1000을 하회했으나 3분기 이후 상승했다. 올해 7월 기준 BDI지수는 2000 내외를 유지하며 1년 사이 2배가량 올랐다.
향후 운임이 상승을 이어갈 경우 매출과 수익성이 증가한다. 배 한 척당 창출할 수 있는 수익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운임 상승시에는 선박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팬오션도 향후 운임 상승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화물 운임 지수 상승 '기대'
향후 BDI지수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BDI지수는 철광석, 곡물 등 원자재의 물동량에 기반한 벌크 화물 운임을 측정하는 지표로 통용된다. 이에 BDI 지수가 오를 경우 화물 운임이 상승해 해운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증가하게 된다.
해운업계에서는 지난해 약세를 보였던 BDI지수가 올해부터 내년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평균 BDI지수는 1300대였으나, 올해부터 2000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으로 향하는 철광석의 물동량이 BDI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에서 중국의 철강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하는 만큼 중국의 철광석 소비량이 화물선 운임 변동으로 이어진다. 중국으로 향하는 화물선이 늘어날수록 배를 예약하기 어려워 운임이 오르는 구조다.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5억7405만톤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억5706만톤)보다 3% 증가한 수치다. 철강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철강 생산을 꾸준히 늘리며 철강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 내수 침체를 수출로 만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증권(016360)은 운임 상승 예상 등에 따라 올해 팬오션의 매출액을 전년보다 13.6% 증가한 4조9520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42.5% 증가한 5500억원이 예상된다. 팬오션은 운임 상승으로 발생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에 무게를 두는 움직임은 팬오션의 현금흐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팬오션의 자본적 지출(CAPEX)은 98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11억원)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반해 차입금 순증가액은 지난해 1분기 -558억원에서 올해 1분기 103억원으로 증가했다. 차입금 상환액 대비 증가액이 커지면서 차입금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로 전환됐다.
팬오션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노후 선박 교체 투자 외에 신규 선박 도입 투자는 해운 산업 추이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