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VLCC 4척 통매각…LNG사업으로 '선회'하나
5년 만에 시세차익 2600억원
매각 후 탱커선 사업 축소 불가피
유동성 바탕으로 LNG사업 지원 가능성
공개 2024-06-17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3일 15:3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대한해운(005880)이 4척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인 탱커선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다. 대한해운은 탱커선 매각에 따라 향후 탱커선 사업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향후 대한해운이 LNG선 사업에 힘을 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한해운은 지난해부터 LNG사업 자회사 대한해운LNG에 대한 자금 지원을 늘리고 있다. 이에 대한해운LNG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하는 등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대한해운)
 
VLCC 4척 매각…시세차익 '2600억'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지난 5월 보유 VLCC 4척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금액은 총 6308억원으로 1척당 평균 1577억원 수준이다. 대한해운은 선박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선박들은 내년 5월20일부터 순차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선사에 인도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대한해운은 선박 매각을 통해 투자 후 5년만에 2581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 대상이 된 선박들은 지난 2018년 3월 구매 계약 후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인도된 선박들로 당시 대한해운은 선박 4척 도입에 총 3727억원을 투입했다. 선박 1척당 평균 가격은 932억원 수준이었다. 대한해운은 VLCC 매각을 통해 69%의 투자 수익을 얻는다.
 
대한해운이 높은 선박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던 원인은 선박 가격의 꾸준한 상승 때문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선박 가격 지표인 클락슨 신조(새로 건조되는 선박) 가격 지표는 지난 5월 186.42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170.91)보다 1년 사이 9.1% 상승했으며, 대한해운의 선박 매입 계약 당시(2018년 3월, 지수 127)보다 46.8% 상승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신조 가격이 상승하면서 중고 선박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VLCC 매각이 완료된 후 대한해운의 탱커선 매출은 줄어들 전망이다. 대한해운의 올해 1분기 탱커선 매출은 359억원, 영업이익은 104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해운의 탱커선 매출은 S-Oil(에쓰-오일)및 GS칼텍스 등 정유사들의 장기계약에 따른 매출이 다수를 이루고 있으며,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한다. 정유사들과의 계약이 종료된 후 VLCC 4척이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줄어든 탱커선 사업에 향후 LNG 집중 전망
 
대한해운은 선박을 매각한 후 차익을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해운의 차입금 의존도가 50%가 넘는 까닭에 가장 우선 차입금 부담부터 해소하는 것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한해운의 총차입금(금융리스부채 포함)은 2조4409억원, 차입금의존도는 50.7%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1분기 이자비용도 41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분기(336억원)보다 22.6% 증가했다. 대한해운은 선박을 인수하면서 발생하는 원리금을 금융리스부채로 산정하고 있다. 대한해운이 6308억원의 매각 대금을 전부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경우 대한해운의 차입금의존도는 36.6%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VLCC를 매각하면서 향후 탱커선 사업이 축소되는 까닭에 LNG선 사업이 상대적으로 힘을 얻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해운이 재무구조 개선 등을 바탕으로 유동성 사정을 개선시킨 후 LNG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해운은 지난 2020년 7월 LNG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대한해운LNG를 설립했다. 물적분할 이후 대한해운은 대한해운LNG에 자금 투입액을 늘리면서 LNG사업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해운LNG가 대한해운으로부터 빌린 차입금 잔액은 3099억원이다. 2022년 말 차입금(1299억원)보다 138.6% 증가했다. 지난해 신규 LNG선박 및 벙커링(급유 )선박을 도입하면서 차입금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대한해운LNG가 대한해운에서 빌린 채무잔액은 71억원으로 2022년 말(25억원)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아울러 대한해운과 대한해운LNG 사이의 거래액도 같은 기간 89억원에서 186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지원 등을 바탕으로 대한해운LNG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해운LNG의 매출액은 3675억원, 영업이익은 1027억원으로 2022년에 비해 매출(3334억원)과 영업이익(481억원)이 각각 10.2%, 113.5% 증가했다.
 
대한해운 측은 향후 대한해운의 유동성 활용방안 등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향후 대한해운 LNG 투자 및 지원 등 계획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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