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부 중견건설사들은 실적 악화로 인한 큰 폭의 변화를 피하지 못했다. 쌍용건설과 두산건설은 오랜 기간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으며 새 주인을 맞았고, SGC E&C는 올해 들어 사명을 바꾸며 적극적인 해외 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주택경기는 물론, 국내 공공 발주 공사 물량과 수익성까지 담보되지 않는 최근 건설시장에서 이들 건설사는 각기 다른 사업을 실적 돌파의 ‘열쇠’로 지목하며 올해 영업실적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IB토마토>는 쌍용건설과 두산건설, SGC E&C 등 중견건설사들의 핵심 사업을 톺아보고, 올 한 해 실적을 전망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지난해 원가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영업손실을 기록한 SGC E&C(옛
SGC이테크건설(016250))가 1년 만에 턴어라운드를 노리고 있다. '본업'인 국내 플랜트 프로젝트들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기수주 해외 플랜트 착공, 물류사업 등 매출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SGC E&C 본사.(사진=SGC E&C)
10년 만의 순손실…국내 플랜트 원가 상승 여파 못 피해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GC S&C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8636억원, 영업손실 215억원, 당기순손실 34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13년(당기순손실 115억원) 이후 10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주력 사업인 플랜트 공사에서 발생한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원가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 컸다. 지난해 연결 기준 플랜트 부문 매출은 1조3911억원으로 전년(1조101억원) 대비 약 4000억원 성장했다. 플랜트 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2년 66.3%에서 2023년 74.6%로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22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58억원의 영업손실로 뒤바뀌었다.
또한 예년 대비 크게 늘어난 이자비용 역시 SGC E&C의 손실을 부추겼다. 지난 2021년 23억원, 2022년 11억원이던 이자비용은 지난해 126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336억원의 단기차입금과 75억원의 장기차입금이 발생했고, 사채(147억원)와 신종자본증권(122억원) 발행으로 유동성을 채운 바 있다.
올 들어서는 지난해와 같은 손실 기조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익성 개선 기조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744억원, 영업이익 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4233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대비 각각 35.1%, 68.4% 감소한 수준이다. 전년 동기 0.89%에 불과하던 영업이익률이 올 1분기 0.43%로 더욱 낮아졌다.
해외 시장 본격 공략…하반기 영업실적 '반전' 기대
SGC E&C는 지난해 말부터 해외 플랜트 공사 수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플랜트 부문의 매출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사업이 대부분이었다. 실제 최근 4년간(2020~2023년) 연결 기준 해외 플랜트 매출은 연간 10억원대에 불과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0.3%를 넘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사우디 석유화학기업인 SEPC로부터 주바일-1 산업단지 내 에틸렌·프로필렌 생산 설비 증설 공사를 6537억원에 따내며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같은 달 말레이시아에서도 사말라주 산업단지 내에 들어서는 2047억원 규모 바이오 원료 기반의 에폭시 소재인 ECH와 ECH의 원료인 CA 생산 공장을 짓는 공사를 수주했다.
올 1월에도 사우디 APOC로부터 약 2500억원 규모 아이소프로필 알코올(IPA) 생산 설비 공사를 따냈다. 이로써 올해 3월 연결 기준 회사의 수주잔액은 1조8806억원이 됐다. SGC E&C는 올해 사업 목표로 매출 1조3000억원, 신규 수주 2조4000억원을 설정했다.
SGC E&C는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지난해 손실의 원인이 된 공사들의 준공을 앞두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수주한 굵직한 해외 플랜트 사업들의 착공이 올해 하반기 속속 시작될 전망이어서 대규모 매출 발생이 기대되고 있다.
SGC E&C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1분기는 대형 수주 물량의 매출이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으나, 4분기부터는 해외 수주 공사들의 수익이 인식될 것”이리며 “올 연말게 가시적인 수익성 개선 성과와 함께 최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기존 SGC이테크건설이던 사명을 SGC E&C로 변경한 바 있다. 회사의 주력 부문인 플랜트 사업의 설계·조달·시공(EPC)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