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최근 최대주주가 변경된
캐스텍코리아(071850)가 유상증자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수년간 영업적자가 지속되면서 곳간은 말라가고 있고 이자보상배율은 마이너스를 보이며 영업을 통해 돈을 벌기는커녕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상증자 발표 직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1차 모집가액은 당초보다 줄어들며 자금계획의 변경도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는 부산 사업장 매각이 이뤄지면 재무상태 개선을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한번 실패한 경험이 있어 매각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캐스텍코리아의 주력 생산제품인 터보자쳐 부품. (사진=캐스텍코리아)
계획대로 유증 진행될까?…유동성 악화 '심각'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캐스텍코리아는 유상증자를 통해 111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이 중 56억원은 운영자금으로, 나머지 55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캐스텍코리아가 이번 유상증자를 단행한 이유는 최근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경영쇄신의 일환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반공모 청약주식수가 공모 주식수에 미달하는 경우 청약주식수대로 배정하며 배정결과 발생하는 잔여 주식은 대표주관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할 예정이다.
캐스텍코리아는 지난 2월 ㈜유진오토텍 이학철 대표 및 특수관계자가 지분을 12.07%까지 확대해 2대 주주가 됐다. 당시 최대주주는 14.8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 대표와 2.81%의 지분율 차이가 났다. 이후 이 대표는 15.05%까지 지분을 확대해 1대 주주에 올라섰다. 지난 10일 기준 이 대표의 지분율은 15.25%다.
다만, 캐스텍코리아의 유상증자가 크게 흥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유증의 당초 모집가액은 1443원, 증권수량 796만주로 모집총액이 114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캐스텍코리아의 주가가 유증 발표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1차 모집가액이 1396원까지 낮아지자 모집총액도 111억원까지 떨어졌다. 실제 유증 발표 이튿날인 4월5일 캐스텍코리아 종가는 1722원을 기록해 전일 대비 20.2% 하락했다. 이후 다시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유증 발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유증 흥행 여부가 우려되는 지점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이어진 고질적인 영업적자다. 이로 인해 재무구조 또한 악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86.8%, 206.9%로 적정 기준(200% 이상, 100% 미만)을 한참 벗어났다. 특히 유동부채 1396억원 가운데 단기차입금(561억원)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당장 1년 내에 갚아야 할 돈이 전체 부채 가운데 절반 가까이 된다는 뜻이다.
캐스텍코리아가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9억원에 불과해 이를 갚을 자금 여력은 매우 달리는 상황이다. 37억원대였던 직전연도보다 140% 증가한 수준이지만 그간 쌓인 차입금을 갚고 영업활동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미상환 전환사채(CB)도 80억원에 이른다. 해당 CB는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모 전환사채로 2026년 10월에 만기된다. 전환가액은 2735원으로 캐스텍코리아의 최근 주가보다 훨씬 높다.
사실상 '좀비기업' 평가…재무구조 개선될까
금융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2021년 35억원이었던 금융비용은 2022년에는 69억원, 지난해에는 106억원까지 증가했다. 금융비용은 순수하게 차입금의 이자비용으로만 나가는 돈이다.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89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이자도 못 갚는 셈이다.
최근 수년간 영업활동현금흐름 규모도 하락하고 있어 현금창출력에 대한 의구심도 고개를 든다. 2021년부터 2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간신히 플러스(+)로 돌아섰다.
적정 기준이 1배 이상이어야 안정적이라고 평가되는 이자보상배율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보다 한참 못 미치는 0이하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캐스텍코리아의 이자보상배율은 2019년에는 0.01로 0을 겨우 넘겼지만 2020년부터는 –2.3을 기록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21년에는 –5.2까지 감소해 직전연도보다 2배 이상 악화됐고, 2022년 –2.09, 지난해에는 –0.95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미만인 기업은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아 한계기업, 일명 ‘좀비기업’이라 불린다.
이에 대해 캐스텍코리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증에 주주들이 얼마나 참여할지는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아직 모른다”라고 말했다. 다만 “부산 사상에 있는 사업장을 매각하기 위해 사업자를 계속 찾고 있다. 매각이 될 경우 그에 따른 구조조정도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재무구조는 개선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캐스텍코리아는 지난해 말 부산 사상구 학장동의 본사와 함께 위치한 토지 1만6158㎡와 지상 3층 규모(1만2268.98㎡)의 1공장을 사상테크노벨리에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고 했지만, 사상테크노벨리가 잔금을 납입하지 않으며 매매 계약이 철회된 바 있다. 이로 인해 계약금 62억원은 캐스텍코리아에 귀속됐고, 사상테크노벨리는 추가합의서 위약벌로 캐스텍코리아에 20억원을 지급했다. 중도금 50억원은 사상테크노벨리에 반환됐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