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신풍제약(019170)이 3년 동안 이어진 영업손실로 현금창출력이 악화된 가운데 차입금 부담이 커졌다. 당장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넉넉하지만, 대부분이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손충당금 설정률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자금 회수를 통해 차입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풍제약 전경.(사진=신풍제약)
3년째 적자 행진에 현금창출력도 약화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풍제약이 지난해 47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143억원)부터 시작된 영업손실은 2022년(340억원)을 거쳐 3년째 이어졌다. 일정한 매출을 유지했지만 비용이 증가하면서 손실 폭이 악화됐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매출액 2002억원을 달성했다. 직전연도(2093억원)보단 소폭 줄었지만, 2021년(1892억원) 이후 2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도 62.74%(1313억원)에서 59.9%(1199억원)로 줄면서 매출총이익률도 40.1%(803억원)를 달성했다.
매출원가에 대한 부담을 덜었음에도 영업손실 폭이 커진 이유는 판매비와관리비 비율이 늘었기 때문이다. 신풍제약의 지난해 판매비와관리비 비율은 63.76%(1277억원)로 직전연도(53.51%, 1120억원)보다 10.25%포인트 늘었다.
구체적으로 연구개발비와 지급수수료로 인해 비용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신풍제약은 2021년 연구개발비(율)로 303억원(16.01%)을 투자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인 2022년(555억원, 26.54%) 연구개발비를 500억원대로 늘렸고, 지난해(544억원, 27.19%)까지 이어졌다. 여기에 같은 기간 판매비와 관리비로 분류되는 지급수수료 계정도 85억원에서 117억원으로 늘면서 실적 악화에 한몫했다.
실적 악화가 발생하자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의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졌다.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248억원의 현금이 유출됐으며, 2021년(710억원)과 2022년(264억원)에 이어 3년째 지속됐다.
단기차입금 확대에 대손충당금 설정률 상승까지
신풍제약의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차입 부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보유한 유동성 자금과 맞먹는 규모의 단기차입금을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출채권 등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풍제약이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99억원 규모다. 기업 운영을 하는 데 있어 부족한 자금은 아니지만, 문제는 단기차입금 규모가 450억원에 이른다는 점이다.
단기차입금은 금융기관 등 외부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다. 신풍제약은 지난 2019년 985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던 단기차입금을 청산해 2022년 0원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3년간 현금창출력 악화를 겪은 이후 또다시 단기차입금을 통해 자금을 끌어왔다.
단기차입금의 경우 많은 기업들이 차입 기간을 연장해 상환 부담을 덜지만 언젠가는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다. 신풍제약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총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감산한 순부채는 12억원이다. 보유한 유동성 자금을 전부 쏟아도 갚아야 할 부채가 남은 상태다.
여기에 대손충당금 설정률도 높아지면서 유동성 자금도 온전하지 못한 실정이다. 대손충당금은 회사가 보유한 매출채권 중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회사가 부실채권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설정해놓는 비율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신풍제약의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15.63%다. 지난 2021년 11.2%였던 설정률은 2022년 12.3%로 증가했고, 지난해 그 폭이 커졌다. 이에 지난해 매출채권과 대여금 875억원 중, 137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앞서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103억원, 102억원을 인식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30억원 규모가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신풍제약의 유동비율(238.12%)은 적정 기준(200%이상)을 충족하고 있지만, 이는 현금성 자산이 아닌 재고자산의 영향이 크다. 실제 지난해 유동자산(1799억원)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유동재고자산(493억원)이다.
<IB토마토>는 차입 부담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수차례 취재 시도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